‘능력자들‘ 세상을 바꿀 힘을 가진 자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우리 주변 숨은 능력자들을 찾아 그들의 능력을 공개하고 현대인의 독특한 취미생활을 널리 장려하려는 의도로 기획된 MBC의 본격 ‘덕밍아웃 토크쇼’ <능력자들>이 시청자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있다.

단순한 마니아를 넘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된 사람들을 다양한 틀로 검증해 소위 ‘덕력(力)’을 증명하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5회에서는 일절 도구나 사전 설계 없이 오직 손으로 로봇을 만드는 ‘로봇 능력자’ 김도영 씨가 출연했다. 사내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빠졌을법한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망가지거나 금방 상해버는걸 보고 ‘내가 한 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그의 이 독특한 취미는 시작되었다. 그렇게 23년간 만들어온 1,000종 이상의 종이 로봇 작품이 빼곡이 찬 김도영 씨의 방은 감동 그 자체였다. 덧붙여 그는 ‘사전 설계도가 없기에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지만 답이 없는 자신만의 작품인 탓에 실패작이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단순히 ‘취미’나 ‘능력자’같은 단어들이 포괄하지 못하는, ‘덕후’-‘덕심’-‘덕력’의 숭고함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종이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견고하고 날렵한 로봇작품들은 정교함 마저 갖추어 변신과 분리, 합체가 자유자재로 가능했다. 현장에서 순식간에 용 로봇을 선보여 출연자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후문. 결국 깐깐하기로 소문난 ‘덕후판정단’으로부터 46표라는 프로그램 시작 이래 가장 많은 득표수를 얻어, 막걸리 덕후의 44표 기록을 깨고 덕려금을 획득했다. 한동안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가 사극덕후-막걸리 덕후-로봇 덕후로 서서히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능력자들’은 “한 가지를 깊고도 뜨겁게 사랑하는 덕후의 삶이 감동으로 다가온다”는 제작진의 말대로 매회 출연자들마다 색다른 매력을 내뿜으며 안방에 즐거운 신선함과 충격을 선사해주고 있다. 단순히 괴짜로 묻히고 말았을 숨어있던 고수들의 지식과 열정, 진정성을 접하는 시청자들 역시 새로운 인간군과 만나는 재미에 슬슬 빠져가는 중이다. 음지에서 활동하던 덕후들의 저력이 세상을 바꿀 또 다른 에너지가 될수 있을지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또한 그들만이 갖고 있는 가슴 뭉클한 진정성 역시 시청자들로 하여금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지름길로 인도할 것이다. 녹록치 않는 시간대에 용기 있는 발을 내딛고 있는 <능력자들>을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미약한 부분도 있지만, 결국 세상을 바꿀 힘은 이들에게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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