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최근 JTBC 드라마의 성적이 그리 신통치 않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는 4회밖에 방송되지 않았지만 연예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많은 감상후기가 올라오고 다양한 논의가 이뤄진다.
‘욱씨남정기’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을‘로 살아야 하는 고구마 일상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욱여사(이요원)의 이야기다.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지만, 터치는 가볍고, 때로는 병맛 유머로 처리해 부담 없이 볼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옥다정 본부장(이요원)은 겉으로 보면 성격이 튀는 지랄같은 여자로 보이지만, 알고보면 틀리는 행동을 하는 법이 없다. 회사를 옮겨 ‘을‘의 입장이 됐지만, 비굴하지 않다. 자존심도 지키면서 밥그릇도 지킨다.
1일 파주 ‘욱씨남정기’ 촬영장에서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요원은 “저도 회사 생활을 안해봤지만, 에피소드들이 속시원하다”면서 “하지마 나도 현실에서는 남정기(윤상현)에 가깝다. 남의 이목에 안 올라오는 게 더 편하다. 대본을 보면서 이런 여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옥다정은 실력이 있다. 그런 것 때문에 큰 소리 친다. 하는 것 마다 대작을 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요원은 “옥다정은 원래 마녀가 아니다. 히스토리가 있다. 이혼 3번을 거치면서 마녀로 살 수밖에 없었다. 그 숨겨진 모습을 아파트 옆집에 사는 남정기가 보게 된다. 나는 들키는 게 싫다”고 말했다.
극중 윤상현은 소심하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하청업체 ‘러블리 코스메틱’ 남정기 과장 역을 맡아 리얼한 연기를 펼친다. 그에게는 계약때마다 접대를 요구하고 ‘갑‘으로 군림하는 대기업 ‘황금화학’ 김상무(손종학)를 상대해야 하고, 사내에서도 욱 본부장의 잔소리를 견뎌내야 한다.

손종학은 “미생 마부장과 욱씨남정기의 김상무는 갑질 스케일이 다르다. 이번에는 너무 치졸한 부분이 보여진다. 내가 생각해도 왜이렇게 못났지. 저래도 애정을 가지고 감싸안아야 하나 라고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상현은 “직장생활은 별로 안했지만, 우리 사회에는 도처에 갑을이 존재한다. 군대 가봐도 있고, 늦게 연기 시작할 때도 갑들이 있었다”면서 “이 드라마를 안했다면 을들의 애환이나 문제점을 잘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지만, 이 나이 먹어 그런 점들을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다. 나는 뼈속끼지 을인 것 같다”고 말햇다.
이어 윤상현은 “찌질한 연기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자 “진지하고 슬픈 연기를 하면 인정받고 웃기는 연기를 하면 연기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배우에게는 각자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이 있다”면서 “감독은 오바연기라 하는데, 나는 평소에도 그런 표정을 짓는다. 자기 표정을 꾹꾹 누르고 지내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한국에도 짐 캘리나 주성치 같은 각자지 표정의 배우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상현은 “우리 사회 을에게 한마디해달라”는 질문에는 “내가 짠한 을을 대변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인정하면서 열심히 하면 언제까지 을로 살겠냐. 자신이 갑이 됬을때, 을에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욱씨남정기’의 이형민 PD는 “진지하면서 강한 멜로를 많이 했지만 가벼운 멜로도 좋아한다. ‘욱씨남정기’를 연출하면서 기존 드라마와 어떻게 다르게 할지를 고민했다”면서 “코믹이고 판타지가 있지만, 현실성 없는 얘기는 별로 안좋아한다. 옆집에 이런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느낌으로 만들고있다”고 전했다.
이형민 PD는 “캐나다에 사는 친구에게 갑을관계가 존재하는 지 물어봤더니 AB라는 계약관계만있다고 했다“면서 ”AB관계는 조건이 안맞으면 계약을 안하면 되는 것이다. 갑을 관계는 아시아적인 것 같기도 하다. ‘욱씨남정기‘를 보고 자기 이야기 라며 욱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인 갑을 관계가 좀 더 선진화될 수 있도록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윤상현이 “16부까지 보시면 기적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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