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이 오는 12월 개봉 예정인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제작 영화사 집)로 네 번째 스크린 도전에 나선다. 데뷔작부터 지대한 관심을 불러 모으며 흥행 불패 기록을 이어왔던 김우빈이 이번엔 든든한 파트너 이병헌, 강동원, 오달수, 진경, 엄지원과 함께 한다.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리고 그의 브레인까지, 그들의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김우빈은 ‘마스터’에서 진회장(이병헌)의 브레인으로 원네트워크 전산실장 박장군 역을 맡았다.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가로 일일 정산 프로그램을 개발, 억 단위에서 끝날 사기를 조 단위로 점프 시킨 장본인이다.
특히 김우빈이 연기한 박장군은 진회장 밑에서 자신의 몫을 챙길 타이밍을 호시탐탐 노리던 중 김재명(강동원)과 지능범죄 수사대의 압박이 시작되자 갈등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재빠른 두뇌 회전과 판단력,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생각과 행동으로 진회장 역 이병헌과 김재명 역 강동원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그야말로 ‘마스터’의 키를 쥔 인물이다.
앞서 김우빈은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2’(2013)로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전국 820만 관객을 불러 모은 ‘친구’ 이후 12년 만에 나온 속편이었다. 부담감을 가질 법도 하건만, 김우빈은 전편에서 죽은 동수(장동건)의 숨겨진 아들로 준석(유오성)의 조직에 합류해 반항아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패기 넘치는 연기와 거친 액션신까지 더한 결과, 김우빈은 ‘친구2’로 297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어 ‘기술자들’(2014)에서는 김우빈 자체의 힘이 빛났다. 데뷔작 ‘친구2’가 전편의 후광을 통해 흥행에 성공했다면, ‘기술자들’은 오롯이 김우빈 효과 덕분에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사실 ‘기술자들’은 영화 자체만 놓고 봤을 땐,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지만 김우빈의 능청스러운 연기만큼은 최고였다는 평이다. 덕분에 ‘기술자들’은 12월 극장가 흥행 경쟁이 가장 뜨거운 시기에 256만 명을 동원했다.
청춘영화는 흥행에 성공하기 힘들다고 누가 말했던가? 극장가 젊은 피의 힘을 보여준 영화 ‘스물’(2015)에서도 김우빈의 힘은 역시 대단했다. 인기만 많은 놈 치호를 연기한 김우빈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잉여의 삶을 지향하는 치호를 밉지 않게 그려냈다. 자칫 비호감으로 전락할 수 있는 카사노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배우 자체의 힘 덕에 비난의 화살을 피해갈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 하면서도 철저하게 자연스러운 김우빈의 생활연기가 돋보였다. 덕분에 ‘스물’은 304만 명을 동원하며 김우빈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12월 개봉하는 ‘마스터’까지 김우빈의 스크린 4연속 흥행은 아마도 예정된 수순인듯 보인다. 물ㄹ온 방심할 수는 없다. 입소문이 갈수록 빨라진 지금, 제아무리 대규모 제작비에 화려한 캐스팅으로 중무장했다고 해도 ‘노잼’ 평가를 받는 순간 극장에서 내려오는 것도 한순간이다.
김우빈이 이병헌, 강동원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고 흥행까지 챙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선 김우빈에겐 ‘마스터’의 성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소담 기자/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