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限韓令…공짜한류 판친다

드라마 ‘도깨비’ ‘푸른바다’ 돌풍
해적판 유통 ‘태후’급 인기
‘푸른바다’ 웨이보서 27억뷰
제작진 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공유와 김고은 주연의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tvN 금토 드라마)와 이민호, 전지현 주연의 ‘푸른바다의 전설’(SBS 수목드라마)이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후 중국과의 공식 채널이 없는 상태에서 두 드라마는 해적판 형태로 유통되며 ‘태양의 후예’급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의 트위터라 할 수 있는 웨이보의 화제 페이지에서 ‘푸른바다의 전설’은 14일 오전 현재 누적 조회수 27억에 육박하고, ‘도깨비’는 8억3000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중화권 톱스타인 서기는 SNS에 대놓고 드라마 ‘도깨비’에 푹 빠졌음을 고백했다. 서기는 “ ‘도깨비’의 모든 장면이 가슴 뛰게 아름답다”고 적어 드라마를 향한 애정을 표현했다.

두 드라마는 최근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성주 확정 발표 이후 중국의 한한령이 퍼져나가면서 심의 절차를 밟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 수출길이 막혔던 작품들이다. 중국 한한령 발효(?)가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를 공짜로 즐기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한한형 시행 이전 중국으로 공식 수출된 한류드라마들도 여전히 큰 인기다. 김우빈과 수지가 출연한 ‘함부로 애틋하게’는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에서 꾸준히 조회수를 늘려가며 14일 현재 39억여뷰에 이르고 있다. 이준기와 아이유가 나온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도 누적조회수 25억여뷰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이 아무리 ‘문화적 자존심’을 내세우며 한류드라마를 규제하려 해도 디테일과 세련미가 월등해 한국 드라마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중국에서 성의를 가지고 바로잡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 당국이나 제작사는 중국에 문제 제기조차 못하고 있다. 일단 한한령은 중국의 공식입장이 아닌 비공식적인 분위기여서 공식 채널로 논의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제작사들은 잘못하면 중국 당국(광전총국)의 신경을 건드려 오히려 더 좋지 않은 상황으로 발전할지도 모른다며 눈치를 보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한국 드라마 제작업계는 중국과 투자나 공동제작에 대한 논의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그럼에도 중국 투자제작사들은 개별적으로는 한국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중국의 드라마 투자제작사들조차도 지금의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고 한다”면서 “꾸준히 중국측과 대화를 지속시켜 나가며 한국 드라마 불법 유통문제도 제기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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