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메시’부터 탈북민 선수까지…’내가 패럴림픽 스타’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정승환·최광혁 언론 관심 집중

한국의 ‘메달 희망’ 신의현-알파인 베테랑 한상민도 주목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YONHAP NO-2998>
2월 26일 오후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 붐업 페스티벌’에서 장애인아이스하키 시범경기가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3월 9일부터 18일까지 평창, 강릉, 정선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열렸다. (서울=연합뉴스)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간) 막을 올리는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빼어난 기량과 이색 경력으로 주목받는 선수들이 많다.

1988년 서울 하계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는 메달권인 장애인 아이스하키에 특별히 눈에 띄는 2명이 있다.

바로 ‘빙판 위의 메시’로 불리는 정승환(32·강원도청)과 북한의 이른바 ‘꽃제비’ 출신이라는 탈북민 최광혁(31)이다.

장애인올림픽 하키 정승환
장애인올림픽 하키대표 공격수 정승환

정승환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다.

5세 때 집 근처 공사장 파이프에 깔려 오른 다리를 절단한 정승환은 대학생 시절 하키 스틱을 잡은 이후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다. 2009년, 2013년,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 공격수로 선정됐고,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선정 미래 스타 20인에 꼽히기도 했다.

정승환은 키 167cm로 크지 않음에도 빙판 위의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와 닮아 ‘빙판 메시’라는 별명을 얻었다.

외국 무대에서는 ‘로켓맨’으로도 통한다. 정승환은 이번 평창 패럴림픽에서도 한국의 메달 사냥 선봉장을 맡는다.

한국은 세계랭킹 3위로 일본(10위), 체코(9위), 미국(2위)과 같은 조에 편성돼 있다. 2승 이상을 거둬야 준결승에 오르는데, 일본과 체코를 대회 직전 세계선수권에서 꺾은 적이 있다. 정승환은 “우리가 이겨보지 못한 팀이 미국과 캐나다인데, 이번 대회 목표가 결승 진출이기 때문에 조별리그에서 꼭 꺾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같은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탈북 청년 최광혁도 관심을 끈다.

최광혁은 함경북도 화성군 출신으로 1990년대 중반 부모의 탈북 이후 북한 곳곳을 전전하며 ‘노숙 아동’(street children)을 뜻하는 꽃제비 생활을 했다.

13세 때인 2000년 5월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여동생과 기차를 올랐다가 떨어지는 바람에 왼발이 깔려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2001년 8월 탈북에 성공해 2011년부터 전직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의 교직원 소개로 스틱을 잡아 당당하게 국가대표로 뽑혀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화려한 ‘인생 2막’을 열겠다고 벼르고 있다.

패럴림픽 노르딕신의현
패럴림픽 노르딕대표 신의현

신의현(38·창성건설)과 한상민(39)은 설명이 필요 없는 노르딕 스키와 알파인스키의 간판이다.

신의현은 지난달 초 핀란드에서 열린 세계장애인노르딕스키 월드컵 바이애슬론 남자 좌식 7.5㎞ 부문에서 우승하면서 평창패럴림픽 이 종목에서 금메달 획득 기대감을 높였다.

신의현은 바이애슬론 12.5㎞에선 은메달에 도전한다.

패럴림픽 알파인 한상민
2016년 IPC 알파인스키 아시안컵에서 역주하는 한상민<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연합>

사실상 한국 선수단이 목표로 하는 금, 은메달 각 1개가 신의현의 활약에 달린 셈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깜짝 은메달을 땄던 한상민은 안방에서 화려한 부활을 노린다.

한상민은 2006년 토리노 대회 때 결승선을 앞두고 넘어졌고,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선 날씨 적응 실패로 성적이 부진했다.

급기야 2014년 소치 대회 때는 패럴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상민으로서는 8년 만의 복귀 무대에서 불운을 떨쳐버리겠다는 다짐이다.

이와 함께 평창 비장애 동계올림픽에서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은메달 기적’을 이뤄낸 여자컬링의 뒤를 이어 메달에 도전하는 휠체어 컬링 5총사도 안방 올림픽에 거는 기대가 크다.

스킵 서순석과 서드 정승원, 이동하, 세컨드 차재관, 홍일점인 리드 방민자로 구성된 휠체어 컬링 대표팀은 금메달 사냥을 목표로 잡았다.

한국은 세계랭킹 7위로 지난 1월 핀란드에서 열린 키사칼리오오픈에서 결승에 올라 강호 노르웨이와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했다.

지난달 6일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선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휠체어 컬링 대표팀의 홍일점인 리드 방민자 [장애인체육회 제공=연합뉴스]휠체어 컬링 대표팀의 홍일점인 리드 방민자 [장애인체육회 제공=연합뉴스]이번 평창 패럴림픽에는 2014년 소치 대회 챔피언 캐나다와 영국, 스웨덴 등 12개국이 메달 색깔을 다툰다.

‘제2의 컬링 어벤저스’가 홈 관중의 응원을 밑천 삼아 또 한 번 기적의 감동 드라마를 쓸지 주목된다.연합

박상기 장관,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방문
박상기 법무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지난 2월 26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에 참가하는 대표선수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법무부 제공=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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