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비도 한국 시청자만 봐서는 회수하기 힘들 정도로 크게 상승했다. 어차피 글로벌한 차원에서 드라마가 제작, 유통돼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드라마시상식도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건 시대적 흐름과 감각에 맞다. 국내에 좋은 국제드라마시상식이 있어 대한민국이 ‘드라마 허브’로서 기능하는 것은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13년전부터 매년 해오고 있는 국제 TV페스티벌형 드라마시상식인 서울드라마어워즈(SDA)가 있다.
올해도 9월 개최된다. 출품작만 해도 엄청나다. 56개국에서 268개 작품이나 된다.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출품작(130여개)보다 훨씬 많다. 유럽과 미주, 아시아, 중동, 오세아니아, 심지어 아프리카(가나)에서도 작품을 보낸다.
하지만 서울드라마어워즈가 국제 드라마 이벤트인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국제 드라마 행사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다. 심지어 이런 행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철저하게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 13년이나 지속된 행사인데도 홍보, 마케팅마저 활기가 부족하다.
서울드라마어워즈는 주관단체가 지상파(KBS MBC SBS EBS) 모임인 한국방송협회다. 예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지원금에다, 자체 운영비를 합쳐 마련된다. 2017년 행사의 경우 문체부와 서울시에서 각각 5억5천만원씩, 자체 예산 2억을 합쳐 11억 규모였다. 올해 예산 규모는 지난해보다 크게 삭감된 8억7천만원 정도다.
이처럼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서울드라마어워즈는 예산 타령을 할 때가 아니다. 왜 갈수록 지원해주는 예산이 줄어드는지를 자체적으로 분석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드라마 제작 수준과 흐름을 점검하고 콘텐츠 생태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다.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효과는 예상보다 강하다. TV를 보는 습관과 문화까지 바꿔놓고 있다. 극장용 영화인 ‘인랑’을 외국에서는 넷플릭스의 조그만 화면으로 보게된다. ‘미스터션샤인’을 외국사람들도 ‘넥플릿스’로 보는 사람이 많다.
TV페스티벌인 서울드라마어워즈는 콘텐츠 생태계가 바뀌고 있는 시점에 드라마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또 빅데이터와 추천시스템, 큐레이션까지 제공하면서 드라마 시청의 향방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드라마어워즈는 올해에도 급변하는 드라마 생태계 변화를 담고있지 못하는 듯하다.
올해 추가 된 것은 출품작에 대한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정도. 올해에는 지상파 방송에서 출품작이나 수상작에 대한 방영도 없다.
대한민국에 국제드라마어워즈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정체성도 약화돼 있는 서울드라마어워즈 같은 행태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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