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천재화가 백철극 작품, LA 전시회 열려

Shanghai Street 40x31 Oil on Canvas  1940, Shanghai
<Shanghai Street 40×31 Oil on Canvas 1940, Shanghai> 백철극 화백은 이 작품으로 일본 미술가협회전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2. “소나기” Sonaggi 166x135 Oil on canvas, 1973 N.Y.
<Sonaggi 166×135 Oil on canvas, 1973 N.Y.>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색채 구성이 강렬하다.
Christ in Red Series I 74 x 56 Oil on Canvas, 1986 New York
<Christ in Red Series I 74 x 56 Oil on Canvas, 1986 N.Y> 백철극 화백의 예수상 시리즈.

한국 서양화가 중 선구자 중 한 명인 백철극 화백(白鐵克, 백간노미, 1912~2007)의 초대전이 LA한국문화원 아트 갤러리에서 열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김환기 화백의 절친으로 알려져있으나 정작 대중에게 백철극 화백의 작품은 만나기 힘들었다.

최근 한국에서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1930~40년대 유럽의 인상파의 영향을 받아 성장했던 한국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면서 백철극 화백 역시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아트페어, LA아트페어 등을 통해 간간히 백화백의 유고작들이 소개되긴 했지만 이곳 LA 한인들에게 백철극 화백 작품이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백철극 화백은 1912년 평안북도 박천 태생으로 4세에 부친을 여의고 홀어머니의 바느질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갔다. 호 ‘간노미(Gannomi)’는 평안북도 사투리로 금방 낳은 어린애를 뜻하는 말로 백철극 화백 어머니가 사투리로 정감있게 불렀던 호칭을 아예 호로 붙여 모든 낙관을’간노미(Gannomi)’로 새겼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평양의 대동강 극장 영화 간판 조수로 일을 하며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영화간판 화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몇 년간 모은 학비로 도쿄 니혼대 미술과에 1934년 입학.

같은 과 동창이며 친구인 김환기화백과 함께 당시 일본 현대미술의 대가 후지다 쓰구하루와 세이지 도고 등에게 사사하고 1937년에 졸업했다.

이후 도쿄 홍고 현대미술 연구소에서 2년간 연구생활을 마치고 상하이로 건너가 28세에 ‘홍커우 북 사천로’ 거리 풍경을 거침없는 인상파 기법으로 그려내 1940년 상해 당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일본 미술가협회전 공모에 응시해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대상을 수상했다.

1949년 해방 후 고국으로 귀환한 백철극은 곧 한국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계를 위해서 미군 장교들의 주문 초상화를 그리며 생활을 이어갔다.

1960년대 생계형 그림을 그리면서도 추상화의 대가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미국 현대 화가의 대표 주자로 액션 페인팅 기법을 선보인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의 작품 세계에 심취했다.

더 넓은 세계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싶어했던 백철극 화백은 1967년에 자녀 3남 2녀를 거느리고 캐나다로 이민길에 오른 후, 몬트리올과 뉴욕 그리고 LA 등지에서 열정적으로 작가 생활을 이어갔다.

미국에서도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역사 깊은 Foster&Kleiser 라는 대형 옥외 상업미술 전문회사에서 일하며 꾸준히 자신의 추상세계에 깊이를 더해갔다. 1970년 뉴욕 개인전을 시작으로 뉴욕과 파리에서 본격적인 미술가로서의 창작 활동을 하였다.

파리에서 1980년 뱅센느시 살롱 공식 전시에서 ‘가을’과 ‘예수상’ 작품으로 시장상 수상, 이듬해인 1981년 가을에는 살롱 도톤느 전에서 ‘센강 풍경’으로 단독실 전시 영광을 누리는 등 파리와 뉴욕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별였다.

2007년 LA에서 95세에 삶을 마감하는 등 말년에 이곳 LA에 거주하며 이민사회와 인연이 깊다. 백철극 화백의 작품 중 파리에서 작업한 ‘침략자(Aggressor)’와 ‘비행기II (L’Avion)’ 두 점이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1940년도 일본 미술가협회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상하이 거리’와 마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1973년 뉴욕 활동시 작품 ‘소나기’ , 예수를 형상화한 시리즈작 등 24여점의 유화작품과 크로키 드로잉 작품 및 생전에 남긴 편지와 사진 등 그의 생전 작품세계와 삶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일정 : 6월 10 일 (금)~7월1일

장소 : LA문화원 2층 아트갤러리 ▶전시 오프닝 : 6월10일 (금) 오후 6시

문의 : (323)936-3014 전시담당 Tammy Cho (tammy@kccla.org)

갤러리 오픈 시간 : 월~금요일 오전10시~오후 5시 (주말 휴관)

이명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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