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지난해 중국에서 부패 문제로 숙청된 고위 간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호랑이(고위관료)’ 뿐만 아니라 ‘퇴직 관료’까지 겨누면서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공산당의 반부패 감시단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고위 관료는 45명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진핑 체제’가 출범한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로, 2022년 32명보다 40% 증가했다.
대부분의 피조사자는 이른바 ‘호랑이’라고 불리는 중앙 관리 간부다. 부부장급(副部級·차관급) 이상의 계급을 가진 이들은 공산당 중앙부가 직접 임면하는 고위 관료다.
구속된 고위 간부 45명 가운데 27명은 조사를 받게 되자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간부를 양성하는 중국공산당 중앙당교의 기관지인 스터디타임스의 전 부편집장 덩위원은 “기율위의 조사가 대부분 퇴직 관료들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사실은 시 주석 집권 전의 위법 행위가 더 많이 드러났다는 신호”라며 “관료들은 퇴직 이후에도 추가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패 혐의로 체포된 관료의 다수가 몇 년 전, 심지어 10~20년 전의 사안으로 조사를 받았다. 퇴직 공무원은 조사에서 제외된다는 기존의 암묵적인 규칙을 기율위가 더 이상 따르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반부패 운동이 시작된 이후 11년 동안 기율위는 총 294명의 고위 관료를 해고했다.
지난해 말에는 군 고위급 9명을 파면했다. 12월 3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같은달 29일 열린 상무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연합참모부 부참모장 장전중(張振中), 장비발전부 대표 장위린(張育林), 라오원민(饒文敏), 해군 대표 쥐신춘(鞠新春), 공군 대표 딩라이항(丁來杭), 로켓군 대표 뤼훙(呂宏), 리위차오(李玉超), 리촨광(李傳廣), 저우야닝(周亞寧) 등 고위 장성 9명을 파면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이들 9명 중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은 사람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일부는 지난해 초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대학교의 한 정치 연구원은 당국의 ‘호랑이 사냥’이 올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우리는 (전 외교부 장관) 친강과 (전 국방부 장관) 리상푸가 해임되는 것을 봤다. 또 전인대가 장군 9명을 공식적으로 해고하는 것을 봤는데, 군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서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