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간병인이 거동이 불편한 뇌염 환자를 학대하는 장면. [SBS 방송화면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짜증이 난다는 이유로 거동이 힘든 60대 뇌염 환자를 폭행한 간병인이 폐쇄회로(CC)TV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환자를 학대한 혐의 등으로 50대 여성 간병인 A씨를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뇌염 환자 B씨(60대)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거나 얼굴 부위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끔찍한 폭행은 B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CCTV가 있는 1인 병실로 옮긴 뒤 드러났다. A씨는 병실 내 CCTV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 채 B씨를 폭행했고, B씨의 상태를 수상히 여긴 의료진이 CCTV를 확인하면서 학대 사실이 확인됐다.
SBS가 이날 공개한 CCTV 영상에는 A씨의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B씨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가 하면 머리카락을 잡아 뜯기까지 했다. 또 B씨의 얼굴을 손으로 수차례 내리치고 재활운동용 나무 막대기로 이마와 입술을 때리기도 했다.
B씨 가족은 "(간병인이) 늘 해왔다는 듯이 오로지 머리채만 잡고 엄마를 (침대에서) 올리더라. 머리카락이 빠져서 머리 옆부분과 뒤쪽 세 군데에 크게 '땜방'처럼 생겼다"며 "제가 너무 뒤늦게 알았다는 게 죄스럽다. 긴 기간 동안 엄마 혼자 오롯이 고통을 견뎌낸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A씨는 "환자가 스스로 움직이다 다친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경찰 조사에서 CCTV를 확인한 뒤 "몸을 가누지 못하는 환자를 간병하다 짜증이 나 폭행했다"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노인 학대와 상해 혐의로 입건해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