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의 작살] 해외출장인데 비행기 떠날때까지 아무도 몰랐다

[헤럴드경제(안산)=박정규 기자] #1.용인 거주 회사원 김소미씨(40·여)는 동네서점으로 책을 빌리러 간다. 김씨는 동네서점에서 책을 무료로 빌려 볼 수 있는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 회원으로 가입한 뒤 베스트셀러부터 각종 신간 서적까지 마음껏 읽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강씨가 빌려 본 책은무려 70권이다. 김씨는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도서관에 가지 않고 집 근처에 있는 동네서점에서 편하게 빌려 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경기 용인시가 2015년 전국 최초로 시작한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는 선풍적인 정책으로 뽑혔다. 언론과 방송에서 이 정책이 너무 많이 소개돼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재빠르게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칭했다. 이렇게 인기 1위 베스트 정책은 용인에서 탄생했다.

#2.시스템은 아주 간단하다. 시민 독서량도 늘리고 동네서점도 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동네서점에서 책을 무료로 빌려 본 뒤 서점에 반납하면 용인시가 책값을 대신 지불한다.처음에 5만원 이상의 고가이거나 만화책 등은 대출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달에 5권까지 2주간 빌려 볼 수 있게 했다. 1회에 한해 1주일간 연장도 가능했다. 이렇게 한번 빌렸다 반납된 책은 공공 도서관으로 옮겨져 장서로 등록된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집 근처 동네서점에서 바로 원하는 책을 당당하게 무료로 빌려 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시민들의 인기가 워낙 많다 보니 연말이 오기도 전에 예산이 바닥나기도했다. 다른 지차체도 마찬가지다. 좋은 정책은 늘 이렇게 전국을 강타한다. 결론적으로 이 정책도 안산시가 만든 정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3.안산시(시장 이민근)는 시민의 독서생활 증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내 지역서점과 협력해 다음달 1일부터 ‘2024 지역서점 바로대출제’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지역서점 바로대출제는 시민이 읽고 싶은 도서가 도서관에 없는 경우 가까운 지역 서점에서 바로 대출해 읽을 수 있는 서비스로, 2023년 4072명이 6297권의 도서를 지역서점 바로대출제 서비스를 통해 이용했다. 해당 서비스는 안산시 도서관 회원을 대상으로 매년 2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한다.지정된 서점에서 1인당 월 2권씩 14일간(1회 7일간 연장가능) 대출이 가능하다.

#5. 이 정책으로 동네서점은 평소보다 30% 매출액이 오른다. 용인에서 성공을 거두자 안산·오산시와 전남 여수·나주시도 이 제도를 벤치마킹했다. 지역서점 바로대출제는 시민이 읽고 싶은 도서가 도서관에 없는 경우 가까운 지역 서점에서 바로 대출해 읽을 수 있는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안산시 도서관 회원을 대상으로 매년 2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한다.

#6.이민근 안산시장의 정책 중 매스컴을 타거나 전국을 강타한 임펙트 있는 정책이 별로 없다. 안산시민을 위한 독특한 정책을 내놓고 이민근 신드롬을 일으켜야한다. 두바이행은 용인이 주체한 행사다. 보도자료도 용인쪽에서 나와야 맞다. 하지만 안산시민들을 위해 페북 등 알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지난해 세월호 주기에 해외출장계획을 발표해 유가족으로부터 항의받고, 추모식에 한번도 불참한 적없는 단 한번도 없는 당사자 안산시 수장 안산시장이 빠지겠다고 하자 난리가 났다. 정치인, 기자들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경중을 따지는 정치인이 될 것을 주문했다. 몇달 뒤 이 시장은 또 두바이에 시민들에게 알리지않고 이 해 또 외국출장을 다녀왔다 눈치가 보인 모양새다. 두바이행은 용인이 주체한 행사다. 보도자료도 용인쪽에서 나와야 맞다. 하지만 안산시민들을 위해 페북 등 알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물론 이민근 안산시장도 좋은 정책을 선보이지않는 것은 아니다. 임펙트있는 정책이 드물다는 것이다. 오늘 배포한 도서 대출정책 시책은 오래전 용인에서 베껴온것이다.

#7. 안산시 공보팀은 용인·수원 같은 대도시와 비교하지않더라도, 인근 안양시나 광명시에 비해 감각이 많이 둔화됐다는 지적을 기자들로부터 나온다. 안산 홍보팀은 이민근 시장의 ‘입’이자 존재감을 높혀야할 책임도 있다. 1969년생인 이민근 시장은 경기도 타 지자체 시장에 비해 젊은 정치인이다. 5대초반인 그는 무한한 잠재력을 보일 수 있는 정치로드맵을 가지고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민근 시장 취임지후 1년반을 지켜봤지만 안산시는 경기도내에서 관심이 잘 안가는 곳이 됐다. 전화통화 먼저 기자들에게 해 본적도 없다. 최대호 안양시장 홍보팀은 ‘천하무적’이다. 안산시는 매일 10여건에 가까운 보도자료를 기계적(?)으로 배포하고있지만 1년반동안 ‘이건 뭐지’하고 관심을 보인 보도자료 조차 기억나지않는다. 지자체장 치적이나 독특한 정책이 제대로 세상밖으로 알려지지않으면 ‘우물안 개구리’로 전락할 수있다. 다음 번 공천에서 힘들다. 이민근 브랜드가 없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만들어지면 공천에서 유리하다. 이상일 용인시장이나,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이재명은 ‘무상복지 시리즈’ 정책으로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대권에 도전했다. 그래도 한국 정치계 넘버2다.

#8. 요즘 이민근 시장은 이민자수가 전국 1위라는 이유로 이민청 유치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다고 이민청이 유치된 것도 아니다. 걸음마 단계다.이미 이상일 용인시장은 360조짜리 국가산단을 유치했다. 재능기부와 열정으로 용인을 전국 1위도시로 바꿔났다. 국가산단은 단위가 억이 아니라 ‘조’다. ‘경기도 원탑’ 이상일 시장은 항상 앞서간다. 천문학적인 투자액을 유치하기위해 이상일 용인시장은 취임할때부터 계획을 검토하고 철통보안속에 국가산단 유치를 성공시켰다.지자체 국가산단 방식은 변했다. 지자체장 아이디어나 열정없이 절대 이뤄지지않는다. ‘이상일 신드롬’으로 용인시민이라면 누구나 이름 석자를 알고있지만 이민근 안산시장을 물어보면 딱 이렇게 말한다. ‘세월호 추모식 불참하고 외국갈려고 한 사람” 정도다. 그냥 세월호 추모식 기피시장으로 각인됐다. 그러면 존재감이 떨어진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꿀려면 홍보팀이 특출해야하고, 분주해야한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안산 시민 A씨도 “사실 시장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관심조차 없다”고 했다. 두바이에 몰래 떠날때 기자는 이민근 안산시장 등 이들 지자체장의 기괴(?)한 행보에 놀랬다. 용인이 주체여서 용인에서 보도자료를 돌릴 것으로 생각했다는 변명은 통하지않는 세상이다. 안산시민에게 알릴려면 얼마든지 방법이 많다. 휴대폰 보급으로 SNS 1인미디어 시대에 산다. 두바이를 떠나기 전 페북에 잠깐 출장 목적, 당위성 등을 올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그는 페북을 활용한다. 하지만 페북 내용도 보도자료와 중복됐거나 소소한 정도다. 기자들 관심 페북에 들어가지않는다. 안산은 세월호 주기 최초 참석 기피사건으로 ‘해외출장’ 자체가 부정적 이미지로 굳어졌다. 두바이에 도착해서야 시민들이 알았다. 보통 지자체 장 해외출장은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알려진다. 이건 보도자료에 올라온 적도 없다. 그러니이 잠행(?)논란이 또 일어난다. 두바이행 출장은 뭔가 당당하지않고, 꺼림직한 해외출장으로 낙인되버렸다. 똑똑하고 유연한 지자체를 이민근 안산시장은 보여줘야한다. 리더쉽이 부정적 이미지로 굳어지면 재선 자체가 어려운 것이 냉혹한 정치생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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