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신사옥.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현대백화점그룹이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하고, 최소 배당액 인상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노력을 강화한다고 8일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작년 11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공식 출범하면서 단일 지주회사 체제가 됐다. 이날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그룹 내 상장 계열사 10곳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중장기 배당 정책(2024년∼2026년)을 수립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 환원을 강화하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주주 권익 강화 및 가치 제고를 위해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중장기 배당 정책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3년간 최소 배당액을 기존 최소 1000원 이상에서 1300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현대홈쇼핑은 3년간 주당 2500원 이상의 배당액을 보장한다.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난해 1월 발표한 배당 정책에 맞춰 배당 총액을 인적 분할 및 유상증자 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현대그린푸드는 3년간 주당 최소 325원 이상,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최소 주당 150원 이상 배당하는 정책을 수립했다. 2023년도 주당 배당액은 200원을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한섬과 현대리바트, 현대이지웰, 대원강업, 현대에버다임 등 5개 계열사도 처음으로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했다. 이들 회사는 앞으로 3년간 최소 배당 성향(배당금 비율)을 10∼20%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의 올해 영업실적이 변수이긴 하지만, 중장기 배당 정책 수립으로 2024년 배당 규모는 작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3년도 현대백화점그룹 전체 배당 규모는 2022년도 1434억원 대비 16.4% 증가한 1669억원 수준이다.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소각도 진행한다. 한섬은 자사주 추가 매입 후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총발행 주식 수의 약 5%를 이달 말 소각할 예정이다. 지난 2일까지 자기주식 49만2600주를 장내 매수했으며 기존에 취득한 자기주식 73만8900주를 포함해 총 123만1500주를 소각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현대백화점 제공] |
지누스도 총발행 주식 수의 약 2.3%를 소각한다. 지누스는 오는 3월 29일까지 자기주식 23만7972주를 장내 매수하고, 기존 보유분 23만7972주를 포함해 자기주식 47만5944주를 4월 안에 소각한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지누스가 일시적으로 영업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2023년 배당 성향을 직전 연도와 동일하게 유지하고 자사주 소각도 결정했다”며 “이렇게 되면 지난해 당기순이익 모두를 주주 환원을 위해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8년까지 자사주 10.6%를 신규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향후 5년간 자사주 소각 및 배당에 지출하는 비용은 매년 약 2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약 50% 수준이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작년 12월 보유한 자사주 전량(발행 주식 총수의 4.0% 규모)을 소각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다양한 시장 의견을 수렴해 보다 전향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단일 지주회사 중심의 새로운 지배구조가 구축된 만큼 그룹 차원에서 자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작년부터 13개 상장사 재무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그룹 가치제고위원회’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