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 의협 대표”vs“차관이 의협 모욕” 의정 평행선 갈등 계속…전공의는 요지부동

의정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한 환자가 병상에서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사실상 확정됐지만 의료계와 정부 간 대치는 계속되고 있다. 수련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은 내년도 전문의 시험을 응시자격을 잃을 수 있는 이달 20일이 지났음에도 이렇다 할 복귀 움직임이 없다. 이런 가운데 의정 양측은 연일 비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법원이 의대 증원을 중단해달라는 의료계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의대 증원이 확정됐지만 여전히 의료계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 역시 이를 맞받으면서 양측 대치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있다. [연합]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을 향해 “의료법상 단체인 의협 대표께서 아무 말이나 해서는 안 된다”며 “의협을 관리·감독하는 복지부 입장에서 이 발언이 적절했는지, 법 테두리 안의 공익적 활동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임 회장이 앞서 의료계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각하한 판사를 가리켜 “대법관 자리를 두고 회유됐다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고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박 차관 발언 직후 의협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재차 공세에 나섰다. 의협은 “의료농단 사태에 큰 책임이 있는 박 차관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임 회장의 인터뷰와 관련해 의협을 모욕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을 밝히지 않은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복귀가 늦어질수록 각종 손해배상 책임을 비롯해 짊어져야 할 몫이 커질 수 있다고 공갈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며 “대통령실 관계자와 박 차관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혜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겸 기획이사가 지난 21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전공의들에게 손해배상 책임 등 짊어져야 할 몫이 커질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대통령실 관계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연합]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 역시 보이지 않는 상태다. 정부 등은 전공의 공백이 장기적으로 전문의 수급 차질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마지노선을 이달 20일로 보고 복귀를 호소해왔다. 이는 대부분 전공의가 수련병원을 이탈한 2월 20일로부터 석 달째가 되는 시점이다. 전공의 수련에 한 달 이상 공백이 발생하면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데, 추가 수련 기간이 석 달을 넘기면 전문의 자격 취득 시점이 1년 늦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전공의 복귀 움직임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가 주요 수련병원 100곳을 확인한 결과, 지난 20일 기준 전공의 출근자는 659명으로 사흘 전보다 31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전공의는 1만3000여명이다.

이렇듯 양측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는 계속해서 전공의 복귀를 설득하고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거 전공의 복귀와 대화 참여를 촉구할 예정이다. 의협 역시 이날 의대 교수 단체와 대한의학회 등이 참석하는 비공개 긴급회의를 연다. 이 회의에선 향후 대정부 투쟁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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