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대디 46.4% “육아휴직 이용 분위기 아냐”

육아휴직 중인 아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서울 맞벌이 가정의 24%가 우울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대디의 절반 가까이가 직장에서 육아휴직을 쓰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답했다. 결혼 적령기 청년 15.8%가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서울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의 ‘서울 워킹맘·워킹대디의 현주소’ 인포그래픽스를 발행했다고 1일 밝혔다. ‘2023년 서울양육자서베이’와 서울 영유아 양육 여건·양육자의 정신건강 양육 스트레스 등에 대한 설문조사 및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지난해 만 0∼9세 자녀를 둔 서울 맞벌이 부부 5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3.6%는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불면증과 불안감을 경험한 비율은 각각 20.8%, 15.8%다. 8.6%는 자살 생각까지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3개월간 일·생활 균형 정도를 물은 결과 워킹맘의 43.7%은 ‘일에 치이다 보니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잊을 때가 있다’고 답했다. 워킹대디의 38.8%가 이같이 응답했다. 워킹맘·대디 10명 중 3명은 퇴근 후에도 일 걱정을 했다.

일과를 보면 워킹맘은 가사·자녀 돌봄 시간이 길고 워킹대디는 직장생활·경제활동 시간이 길었다.

워킹맘 가사 자년 돌봄에 3.4시간을 썼다. 워킹대디 1.8시간이다. 직장생활·경제활동은 워킹맘 7.5시간, 워킹대디 8.9시간이었다.

연구원은 워킹맘에서 돌봄 비중이 증가할수록 우울·불안·자살 생각의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루 개인 활동·휴식은 워킹맘 1.4시간이었고, 워킹대디 1.5시간이다.

육아휴직의 경우 만 0∼9세 자녀와 함께 사는 20∼64세 기혼자 807명을 조사한 결과 워킹맘의 30.3%, 워킹대디의 46.4%가 '직장에서 이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워킹맘 가정의 53.1%는 부모로서 겪는 가정의 어려움으로 '돌봄 공백'을 꼽았다.

이런 현실 속에 2022년 결혼 적령기인 서울 미혼 청년 중 15.8%가 ‘향후에도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작년 서울의 연간 혼인 건수는 3만6324건으로, 2010년(7만466건)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5명이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다.

연구원은 출산 직후부터 양육자의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문제가 심화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또 양육자의 양육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문제 예방을 위해 여가·신체활동 등을 포함한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 개발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엄마가 주로 아이를 키운다는 인식을 개선하고 엄마와 아빠가 함께 키우는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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