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뉴욕 브루클린 하이츠 인근에서 사람들이 브루클린 브릿지 파크를 걷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지구촌이 때 이른 불볕더위로 신음하고 있다. 체감 온도가 치솟으면서 늘어난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일부 지역에선 정전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에는 폭염 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염 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령된 곳은 뉴햄프셔, 메인, 버몬트 주 대부분 지역이며, 미국 기상청(NWS)은 일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40.6도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열돔 현상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의 발전소가 멈춰 섰고 전력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1단계 경보가 발령됐다.
19일(현지시간) 쿠웨이트 시에서 쿠웨이트 정부 주요 전력 관제탑의 온도계가 섭씨 47도(화씨 116도)를 가리키고 있다. [AFP] |
중동 지역도 극심한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쿠웨이트의 기온은 이날 50도까지 치솟았다. 전력 수요가 폭증하자 전력망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 조치로 일부 지역의 전기 공급이 일시적으로 차단되기도 했다.
이집트의 기온은 이달 초 51도를 훌쩍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이상 고온 현상을 거론하며 지구촌이 ‘극한 날씨’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짚었다.
기후과학자인 캐서린 헤이호 텍사스공과대 교수는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라는 용어가 이제는 시대에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지구 이상화’(global weirding)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난화로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3도 올랐다. 올해 5월 지구 평균 기온은 12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고 해양 온도도 1년 넘게 매일 치솟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기후 변화로 세계 각국은 이상 강우와 한파, 우박, 폭풍 등 기후 재앙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 5월 관광객들이 그리스 델로스 섬의 고고학 유적지를 둘러보고 있다. [AFP] |
미국 플로리다는 500∼1000년에 한 번 발생할 만한 강한 폭우와 2주째 싸우고 있다. 스페인에선 무더위로 인한 화재 위험이 커지고 있고, 그리스에서도 40도가 넘는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관광객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까지만 봐도 올해가 역대 5위 안에 들 만큼 더운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가능성도 60% 이상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가 2049년까지 세계 경제에 연간 38조달러(2005년 환율 기준)의 손실을 입히는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