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 제공]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한화그룹이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한다.
한화그룹은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Philly) 조선소 지분(100%)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인수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참여하며, 인수금액은 1억 달러(한화 약 1380억원)다. 한화시스템이 6, 한화오션이 4의 비율로 참여한다.
이번 인수로 한화그룹은 미국 상선 및 방산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Aker)의 미국 소재 자회사다. 미국서 건조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해오고 있다. 또, 미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 건조 등 상선 뿐만 아니라 해양풍력설치선, 관공선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박 건조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해군 수송함의 수리·개조 사업도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인수로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 관련 공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선 및 함정 시스템 관련 스마트십 솔루션인 통합제어장치(ECS)·선박 자동제어 시스템(IAS) 등 최고 수준의 해양시스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선 라인업과 시너지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함정전투체계 개발부터 후속 군수지원 플랫폼까지 모두 보유한 만큼, 필리 조선소 인수를 발판 삼아 상선에서 무인수상정·함정 등 특수선 시장까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 제공] |
한화오션은 해외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매출 다각화를 꾀할 계획이다. 필리 조선소가 강점을 가진 중형급 유조선 및 컨테이너선 분야로 수주를 확대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친환경 선박 기술, 스마트십 기술, 스마트 야드 기술 등을 필리 조선소에 효과적으로 접목함으로써 북미 지역에서 압도적인 기술 및 원가 경쟁력을 갖춘 조선소로 탈바꿈시켜 나갈 예정이다.
필리 조선소가 보유한 미국 내 최대 규모 도크는 향후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의 미국 함정시장 진입 시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수행을 위한 효과적 사업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선박 및 방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중동·동남아·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까지 수출 영토를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