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 의원 베아트릭스 폰슈토르히. [연합] |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극우 독일대안당(AfD) 의원이 트랜스젠더 동료 의원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의회에서 벌금 처분을 받았다.
27일(현지시간) 디차이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독일 연방하원은 전날 베아트릭스 폰슈토르히 의원(AfD)에게 벌금 1000유로(약 148만원)를 부과했다.
그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테사 간제러 의원(녹색당)에게 "생물학적으로나 법적으로나 남성"이라며 "헤어(Herr·미스터) 간제러"라고 불렀다.
독일 연방의회 사무규정에 따르면 의원이 의회 질서와 권위를 손상한 경우 의장단 권한으로 최대 2천유로(약 297만원)의 벌금을 명령할 수 있다.
카트린 괴링에크하르트 부의장은 "폰슈토르히 의원이 경멸적이고 무례한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며 "이미 훈계했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독일 의회는 지난 4월 법원 허가 없이 성별을 스스로 결정해 바꿀 수 있도록 한 성별등록 자기결정법을 제정했다. 폰슈토르히 의원은 이 법안 토론 과정에서도 간제러 의원의 성별 변경 이전 이름을 부르며 그가 여장한 남성이라고 주장했다.
극우 포퓰리즘 성향의 AfD는 어린이·청소년 보호 등을 구실로 성소수자 인권에 적대적이다. 동성 배우자를 둔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퀴어가 아니라 20년간 알고 지낸 여성과 결혼한 것"이라며 "차별받는다고 느끼지 않는다. 정부의 정신나간 젠더 정책에 끌려다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