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올림픽, 내년 사우디서 첫 개최…IOC와 12년 계약

사우디, e-스포츠 올림픽 후원… ‘스포츠 워싱’ 눈초리도

2023 롤드컵 결승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T1과 웨이보 게이밍의 경기에서 관객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 자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e-스포츠만을 위한 올림픽을 내년에 처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IOC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e-스포츠 올림픽을 정기적으로 열기로 하고 내년 첫 개최지로 사우디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12년간 e-스포츠 후원을 하기로 한 사우디와 IOC 간 계약 체결에 따른 것이라고 IOC는 설명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선 이달부터 2개월간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인 ‘e-스포츠 월드컵’(EWC)이 열리고 있다. 한국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비롯한 6개 게임 종목에 이 대회에 출전했다.

이 대회와는 별개로 사우디가 올림픽을 주최하는 국제 스포츠기구 IOC와 손잡고 e-스포츠 올림픽 개최를 성사한 셈이다. 개최 주기나 일시, 종목 등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우디의 e-스포츠 올림픽 후원 계약 내용은 23∼24일 IOC 회원국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IOC 지도부의 결정이 이미 내려진 만큼 승인 절차도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우리는 사우디 국가올림픽위원회와 e-스포츠 분야에서 일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우디는 e-스포츠 분야에서 유일무이한 전문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스포츠 행사 유치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회, 2029 동계아시안게임, 2034 하계아시안게임, 2034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모두 사우디에서 개최된다.

사우디는 석유 사업에 의존한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고 관광산업에 역점을 두기 위해 대형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려는 노력을 벌여왔다.

이를 두고 여성 인권이나 언론 탄압 문제 등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사우디가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여론의 관심을 돌리는 소위 ‘스포츠 워싱’을 끊임없이 시도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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