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중동 지역의 더 큰 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확전을 막는 데 외교 노력을 기울였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중동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안보회의에서는 이란의 공격을 막기 위한 외교 노력과 공격이 이뤄질 경우 이스라엘의 방어를 돕기 위한 계획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안보회의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참석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포함해 역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요르단 국왕의 우정에 감사를 표하고, 미국이 중동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는 파트너이자 동맹인 요르단을 흔들리지 않고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요르단은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당시 요르단 영공을 지나 이스라엘로 향하는 미사일과 무인기를 자위권을 명분으로 격추해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이날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부 장관 및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과 통화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통화에서 “모든 당사자가 앞으로 수일간 확전을 자제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 확전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국무부가 역내 국가들에 확전은 이란과 역내 모두의 이익에 반하며, 미국이 이스라엘을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란에 전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통화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과 관련해 “모든 당사자가 합의에 동의할 이유를 찾아야지 합의를 지연시키거나 반대할 이유를 찾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밀러 대변인은 설명했다.
카타르와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국가들이다.
휴전 협상은 하마스 측에서 협상을 총괄하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이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폭발로 사망하면서 타결이 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니예 암살이 휴전 협상 타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에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밀러 대변인은 “지금은 이 지역에 중요한 순간이며 당사자들이 앞으로 수일간 옳은 결정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밀러 대변인은 러시아의 직전 국방장관이었던 세르게이 쇼이구 안보서기가 이날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러시아가 긴장을 완화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어떤 기대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