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 vs ‘반극우“…영국 거리 곳곳에 시위대

7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반이민 단체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영국에서 반(反)이민 극우 시위와 그에 맞선 반(反)극우 시위가 영국 전역에서 벌어지면서 영국 사회가 혼란에 빠졌다.

뉴욕타임스(NYT)와 BBC 등에 따르면 이날 반이민 시위자들이 30곳이 넘는 이민센터를 공격할 것을 예고하면서 영국 전역에 6000명의 경찰이 동원됐다. 텔레그램을 통해 공격 대상 리스트가 돌면서 경찰이 런던을 포함한 최소 30곳을 감시했다. 명단에 오른 지역의 모스크와 상점 등은 철문을 내리고 건물 외벽과 창문에 나무판자나 플라스틱 판자를 덧대는 등 폭력 시위에 대비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극우 폭동은 이전보다 소규모로 진행돼 시위자들은 반대 세력이 거의 없이 두어 시간 만에 해산했다. BBC에 따르면 켄트 채섬에서는 반이민 시위자 150명이 맞불 시위자 50명과 마주 선 채로 시위를 벌였고 포츠머스에서는 약 200명의 반이민 시위자가 모여 “우리 아이들을 구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반대로 극우 시위를 반대하는 시위가 런던을 포함한 전국에서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NYT에 따르면 브라이튼, 리버풀, 버밍엄, 브리스틀 등지에서는 이민자 지원 센터 앞을 비롯한 거리 곳곳에 인종주의와 극우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난민을 환영한다”, “인종주의를 거부한다”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극우 시위를 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리버풀에서는 이주민 지원 센터가 있는 교회 앞에 수백 명이 ‘인간 방패’를 형성해 극우의 공격에 대비했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에서는 어린이 3명이 살해 당한 뒤 영국 전역에서 극우 폭력 시위가 이어졌다. 지난달 29일 어린이 댄스 수업에 침입한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어린이 3명이 살해되고 범인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허위정보가 온라인에서 확산한 이후 극우 폭력 시위가 이어져 왔다.

유고브가 발표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50%가 “우익을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극우 시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정부는 시위 초기부터 폭력 시위는 시위가 아닌 난동이라며 강경 대응을 공언했다. 이제까지 체포된 사람은 430명, 기소된 사람은 140명으로, 당국은 폭력 시위 주동자들에 대해 테러 혐의 적용 가능성도 제기하는 등 폭력 시위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사법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법원은 시위가 벌어진 지 약 1주일 만인 이날 시위에서 폭력 행위를 한 가담자 3명에게 20∼3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시위 주동자들을 테러 혐의로 기소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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