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차량인 마세라티를 대상으로 정밀 감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광주 '뺑소니 사망사고'를 내고 수도권 등지에서 도피 행각을 벌인 가해 운전자가 피해자 측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30일 '뺑소니 사망사고 마세라티 운전자 검거' 관련 브리핑을 열어 현재까지의 수사 과정을 설명했다. 경찰은 마세라티 차량을 몰다가 사망사고를 내고 달아난 김모(33) 씨와 그의 도피를 도운 오모(30) 씨를 구속하고, 이동상 편의를 제공한 또 다른 도피 조력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에게는 수사된 내용을 토대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범인 도피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김시는 사고 직후 대전·인천·서울 등지에서 도피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검거되자 서울 소재 법무법인 변호인을 선임한 뒤 반성문을 제출했다.
김씨는 지난 28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했는데, 그 사유에 대해 "본인의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유가족에 대해 사과의 뜻을 담은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씨가 몰다가 사고 낸 마세라티 차량·도피 조력자가 운전한 벤츠 차량 모두 블랙박스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김씨는 9개월 동안 태국에서 머무르다가 사고 발생 3일 전인 지난 21일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 도주 과정에서 해외 도피를 위해 비행기표를 2차례 예매했지만, 자신에게 출국금지가 내려졌을 것을 우려해 탑승을 포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의 관계자들은 과거 사기 혐의로 입건돼 형사 처벌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적게는 2회에서 많게는 수차례 형사 입건됐고, 태국·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오고 간 출입국 기록도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무직을 주장한 이들이 왜 해외로 여러번 출국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현재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뺑소니 사망사고' 사건과 별개로 이들을 둘러싼 범죄조직·보이스피싱 등 연루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관리 명단에 없다는 이유로 이들이 조폭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혹시 모를 범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둬서 수사한다는 취지다.
경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수사를 통해 낱낱이 밝히겠다"며 "장기간 해외에 체류한 이유, 사고 차량을 얻게 된 경위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2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김씨가 운전하던 마세라티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으면서 났다. 오토바이 운전자 등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여자친구인 동승자가 숨졌고 김씨는 도피 행각을 벌이다가 사고 발생 이틀만에 서울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