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먹으라고 ‘새섬매자기’ 심더니 14마리 날아 들어

순천만을 찾은 겨울 철새.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전라남도 순천시가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의 안정적인 월동을 위해 먹이가 되는 식물인 새섬매자기를 대량 복원해 큰고니를 불러들이는데 성공했다.

8일 순천시(시장 노관규)에 따르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겨울철새 큰고니떼가 이달 들어 14마리가 먹이 활동을 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큰고니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170여 마리가 순천만에서 월동했으나 먹이원인 새섬매자기 군락지가 쇠퇴하면서 개체수가 차츰 줄어 2022년부터는 순천에 발길을 끊었다.

이에 순천시에서는 국가유산청 국비 지원을 받아 순천만 갯벌 1만㎡에 새섬매자기 10만주를 모내기 방식으로 식재하고, 농경지 2만 5000㎡에 연 3300개 뿌리를 심어 안정적인 먹이원을 제공하는 등 큰고니 도래지 조성에 나섰다.

그 결과 이달 들어 7일 8마리, 4일 4마리, 2일 2마리가 관찰되는 등 총 14마리가 새섬매자기 복원터 농경지에서 고개를 쳐 박고 알뿌리를 입에 삼키며 먹이 활동 중인 장면이 망원경을 통해 관찰됐다.

갯벌 새섬매자기 식재사업은 순천만 어촌계 주민들이 뻘배를 타고 직접 복원에 참여해 군락지를 복원해 큰고니를 불러들였다는 점에서 성공사례로 평가 된다.

순천만 갯벌에서 목격된 큰고니는 몸길이 140~165㎝, 몸무게는 8~20㎏으로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겨울철새 중 가장 큰 대형종이다.

주로 갯벌에서 사초과 새섬매자기 알뿌리나 하천 주변의 수초 뿌리, 수서곤충 등을 먹으며 월동한다.

큰고니는 과거 낙동강 하구, 해남, 시화호, 창녕, 강릉시 등 우리나라 전역 호수와 해안에서 월동했지만, 갯벌 매립과 신도시 조성, 제방축조, 하구댐 건설 등의 영향으로 서식환경이 나빠지면서 큰고니 개체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종2급으로까지 지정된 상태다.

순천만에는 이 밖에도 흑두루미 7600여마리, 노랑부리저어새 70여 마리, 가창오리 1만여 마리가 월동하고 있어 탐조객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시청 순천만보전과 관계자는 "순천만 생물종다양성을 높여 멸종위기종 생물들이 도심 안쪽으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도시 순천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순천만습지 인근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이 있으며 낙안읍성민속마을과 뿌리깊은나무박물관, 선암사와 송광사, 남장로교 기독교 유적, 순천드라마촬영(세트)장, 국내 최대 규모의 순천세계수석박물관 등의 관광지가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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