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트럼프, 취임 뒤 바로 평양 방문해도 놀랍지 않아”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립주의 경향이 1기보다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9일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는 ’예측 불가능이’라는 위험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인터뷰는 미국 대선 직전인 이달 4일 진행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당선인은 외국 원수와 개인적으로 양호한 관계를 구축하면 그 나라와 관계도 양호하다고 믿는다”며 “이는 현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한 뒤 바로 북한 평양을 방문한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지도자였다고 주장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미국 대선 직후 미국을 방문해 외국 정상 중 최초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났다. 이후 밀월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집권 시기에는 오히려 이전에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방법을 학습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적대국 지도자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내다봤다.

그는 차기 미국 정권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충성심을 드러내는 사람이 중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볼턴 전 보과좐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충성심은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내가 말하는 것을 실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고위직을 맡기에 적합한 많은 사람이 정부에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철학이 없고 직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권력을 제어하려면 의회의 힘이 필요하지만, 의회가 트럼프 당선인의 마음을 바꾸지 못한다면 결국 미국이 고립주의 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에서 대두하는 고립주의가 세계 문제에 관여하지 않고 동맹이나 국제협력체제를 거부한다는 입장, 유럽과 중동 문제를 외면하고 중국의 위협만을 중요시하는 견해 등 두 가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당이 되는 공화당 내에서 고립주의적 사고를 지닌 사람은 여전히 소수이며, 힘에 의한 평화를 원하는 세력이 주류라고 주장했다.

외교에서 강경 ‘매파’로 알려진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재직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과 불협화음을 빚고 자리에서 물러난 뒤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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