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주춤하지만…중장기 투자 매력은 여전, 왜?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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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금·은 가격이 이달 들어 실질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에 따른 상방 압력으로 중장기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은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상승 전망이 제기된다.

1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이달(11월1~12일) 5.24% 하락했다. 금 선물가격은 지난달 30일 2800.8달러에 마감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800달러를 넘어섰지만, 미국 대선을 거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12월 인도분 은 선물가격도 같은 기간 6% 하락했다.

금·은 하락세에 상장지수펀드(ETF) 유입세도 주춤했다. 12일 ‘ACE KRX금현물’ ETF로 자금유입은 없었다. 해당 ETF은 국내 상장된 원자재 ETF 24개 중 1주일, 1·3·6개월, 1년 기준 자금 순유입 규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상품이다. ‘KODEX 은선물(H)’ ETF로도 같은날 자금은 유입되지 않았다. 최근 1주일, 1개월 기준 각각 6억원, 41억원이 유입됐지만 잠잠했다.

금 하락은 실질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영향이다. 금과 실질금리는 대개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금은 무이자 자산으로 실질금리가 높아질수록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면서다. 실질금리를 보여주는 미국의 물가연동국채(TIPS·10년)는 9월 중순 1.53%였지만 우상향하면서 이달 8일 1.95%를 기록했다. 지난 1일에는 2.04%까지 올랐다. 달러 강세도 금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 대선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나들며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2기’에서 감세 정책이 시행되면 재정 확대를 유발해 국채 발행을 자극하고, 금리 인하를 낮추게 되면서 강달러 전망이 나온다.

은은 금보다 제조업 경기에 민감한 상품이지만 대게 금 가격과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실제 지난 두 달(9월10일~10월31일) 상승률은 은(7.67%)과 금(6.76%)이 유사했다. 시장에선 은이 금보다 가격 측면에서 탄력성이 강한 상품으로 간주한다.

가상자산 각광에 따라 ETF 수요가 부진한 점도 꼽힌다. 금 ETF 수요는 대부분 리테일(개인금융)이 차지한다. ‘트럼프 트레이드’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ETF로 자금이 몰리면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리테일 수요 대부분은 ETF 쪽 자금이 유입”이라며 “비트코인과 금은 약간 대체관계에 있기 때문에 리테일 ETF 수요가 비트코인으로 몰리게 되면 금이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 있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금·은 모두 중장기적으로는 상승 전망이 나온다. 금은 중앙은행의 매입세가 주된 근거로 꼽힌다. 세계 중앙은행 내 금 매입 규모의 20~25%를 차지하는 중국은 지난 5월까지 18개월간 약 300톤 규모 금을 사들였다. 중국은 5월 이후 금 매입을 중단했다고 발표했지만 런던 장외거래(OTC) 시장은 여전히 중국의 금 매입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이 미·중 갈등 심화 속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 보유량을 확대하면서다. 인도도 2020년 1월부터 순매입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씨티그룹은 “중앙은행이 적극 금을 사들이고 있어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6~12개월 간 금값을 온스당 3000달러로 전망했다.

은은 공급 부족에 따른 상승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버 인스티튜트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은 공급량(약 10억400만온스)은 총수요(12억1900만온스) 대비 2억만 온스가량 부족하다. 은 수요 절반은 전기·전자, 합금·땜납 등 산업용으로 소비된다. 올해는 태양광 사업 확대 등 산업 수요로 강세를 보였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태양광 패널 제조 투자는 지난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약 800억달러에 달한다. 다만 홍 연구원은 “은은 변동성 측면에서 금 대비 큰 상품이기 때문에 변동성 대비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금이 더 선호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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