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이사에 ‘7000억’ 손해배상 청구한다 [투자360]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연합]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이사진을 상대로 약 7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지 않고 회사에 6732억99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쳐 해당 금액 만큼의 배상금을 회사에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주대표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1주당 56만원정도였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자사주를 총 204만30주 취득했기 때문에 회사는 그 차액에 주식 수를 곱한 만큼의 손해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액수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기업어음(CP)·회사채와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돈에 대한 이자 비용은 제외한 수치다.

전일 고려아연 이사회는 차입금 상환을 위한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한 만큼 연간 1000억원대로 추정되는 이자 비용이 더해진다면 청구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 13명 가운데 피소된 이사는 최윤범 회장을 비롯해 총 10명이다. 공개매수와 유상증자에 반대한 장형진 영풍 고문(기타비상무이사)과 이사회에 연속 불참한 김우주 현대자동차 기획조정1실 본부장(기타비상무이사), 성용락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사외이사) 등 세 사람은 제외됐다.

주주대표소송 특성상 원고인 영풍과 MBK 연합 측이 승소해도 배상금은 고려아연 몫이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한 달여 전 고려아연 감사위원회에 소 제기를 청구했으나 회신이 없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주대표소송은 지난달 법원에서 기각된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의 본안소송 격이기도 하다.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 사건을 기각했다.

다만 재판부는 "본안에서의 충실한 증거조사와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단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영풍과 MBK는 "신속한 결정을 요했던 가처분과 달리 본안소송 단계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문제점과 위법성을 명백히 밝힐 수 있다"며 본안소송으로 끝까지 이사들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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