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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윤호 기자]미국 메이저리거 김하성 선수를 협박해 거액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전 야구선수 임혜동 씨가 김씨를 상대로 합의 조건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판사 이백규)는 임씨가 김씨를 상대로 낸 1억 원의 기타(금전)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임씨는 2021년 2월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프로야구 선후배 사이인 김씨와 술을 마시다 몸싸움을 벌인 뒤 폭행 합의금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4억 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합의서에는 “임혜동은 향후 직간접적으로 김하성에게 연락하거나 합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고, 이를 어길 시 합의금의 배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임씨는 지난해 12월 오히려 김씨가 합의 사실을 제3자에게 알려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1억 원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법원은 임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합의에 의하면 임혜동이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해 합의 관련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는 경우 합의금의 배액을 위약벌로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을 뿐, 김하성에게 동일한 의무를 부과하면서 위반에 대해 동일한 금액을 위약벌로 지급하도록 규정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임혜동 측은 명시적 규정이 없더라도 같은 규정이 김하성에게도 준용돼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합의서에 반하는 주장”이라며 “임혜동이 제시한 증거만으로 김하성이 제3자에게 합의 관련 사실을 발설해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8월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송승우)는 김씨가 임씨를 상대로 낸 위약벌 청구 소송에서 “임씨는 김씨에게 8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바 있다. 김씨는 합의 이후에도 임씨가 계속 연락해오자 공갈 혐의로 그를 형사 고소하고, 민사 재판으로도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수사를 벌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8월 공갈 등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임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임씨는 지난 2015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투수로 입단했지만 1군에 데뷔하지 못한 채 이듬해 팀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