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들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전격적으로 이커머스 동맹 관계를 구축한 가운데 업계 1위인 쿠팡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변수라고 판단해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모양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고위 경영진은 신세계와 알리바바가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를 포함하는 합작회사 설립을 발표한 직후 시장에 미칠 영향과 쿠팡의 대응 방향 등을 포함한 전략을 수립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3위권인 G마켓과 지난해부터 한국 시장에서 이용자 규모를 급속히 키우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전략적 동맹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쿠팡은 특히 G마켓과 손잡은 알리익스프레스의 부상 가능성을 살필 계획이다.

신세계와 합작을 추진한 알리익스프레스의 핵심 전략은 G마켓이 보유한 60만 판매자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 수요가 높아지는 K-상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시장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와 G마켓, 옥션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합계 1390만명으로 쿠팡(3202만명)의 절반에 육박한다.

카드 결제 추정액은 G마켓 3874억원(이커머스 점유율 6.89%), 옥션 1137억원(2.02%), 알리익스프레스 1133억원(2.02%) 등 합산 6146억원(10.93%)이다. 여전히 쿠팡(3조2345억원·57.53%)에 크게 뒤처진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가 단가가 높은 K-상품의 판매 비중을 점차 높인다면 거래 규모도 비교적 단기간 안에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알리익스프레스가 G마켓과 손잡고 K-상품에 대한 대대적인 할인 공세에 나설 경우 쿠팡과의 정면 대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커머스와 연결된 배송 부문도 올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물류 경쟁자인 CJ대한통운이 이날부터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주목한다.

일요일과 공휴일의 배송 사각지대가 사라져 한층 빠른 배송이 가능하게 된 셈이다. 수혜는 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을 활용하는 네이버와 G마켓, 알리익스프레스에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서비스 개시에 따른 이커머스 시장 변화는 이르면 올 하반기쯤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합류하는 신세계-알리바바의 합작 법인과 네이버의 쇼핑 앱은 상반기 중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배경에서 2025년이 쿠팡에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가 쿠팡이 독보적인 1강 체제를 구축하느냐 또는 쿠팡-네이버의 2강 체제가 굳어지느냐, 아니면 G마켓-알리익스프레스가 유의미한 경쟁자로 부상하느냐 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