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못한다” 핀잔 받더니…데미 무어, 데뷔 45년만 ‘여우주연상’에 눈물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로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데미 무어[AP=연합]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로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데미 무어[AP=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관록의 할리우드 배우 데미 무어(62)가 데뷔 45년 만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무어는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서브스턴스’로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무어는 무대에 올라 “(수상을)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지금 충격에 빠져 있다”면서 “나는 이 일을 45년 넘게 해 왔는데 배우로서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약 30년 전에 한 영화 제작자가 자신을 “팝콘 여배우”로 불렀던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팝콘 여배우란 스타로서 흥행에는 도움이 되지만, 연기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배우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무어는 “나는 그 말(팝콘 여배우)을 믿고 받아들였고, 그 믿음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를 갉아먹어 몇 년 전에는 이게 끝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 ‘서브스턴스’ 대본을 접했고, “우주가 나에게 아직 끝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며 코랄리 파르자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무어는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여성들을 향해 “한 여성이 제게 타인의 평가에 대한 잣대를 내려놓으면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고 말해 줬다”면서 “오늘의 영광을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고, 거기에 속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선물로 받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와 ‘브루탈리스트’, TV 드라마 ‘쇼군’이 잇단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일본을 배경으로 한 역사 드라마 ‘쇼군’은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사나다 히로유키), 여우주연상(사와이 안나), 남우조연상(아사노 타다노부)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TV시리즈 드라마 부문에는 ‘오징어 게임’ 시즌2도 후보로 올랐지만, ‘쇼군’에 밀려 수상이 불발됐다.

프랑스 거장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는 전체 후보에 오른 10개 부문 중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작품상과 여우조연상(조 샐다나), 외국어영화상, 주제가상 등 4관왕에 올랐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건축가의 아메리칸 드림을 그린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영화 부문 감독상(브레이디 코베이)과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에이드리언 브로디) 등 3개 상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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