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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부꾸미’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 종목이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고댁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한 SK하이닉스의 주가 방향성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23일 발표할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체 상장사 기준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AI 투자 강화 의지도 SK하이닉스 주가엔 호재로 읽힌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장 대비 3.44% 오른 22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가 종가 기준 22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7월 17일(22만500원) 이후 반년 만이다.
개장 직후 1.61% 오른 주가는 이후 상승세를 키워 4% 안팎의 강세를 유지했다.
이재원·조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5000억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AI 테마에 상승 모멘텀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AI 합작회사 스타게이트 설립을 직접 발표했다. 이들 3개 기업은 합작회사를 통해 미국의 AI 산업에 최소 50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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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
이날 공개한 SK하이닉스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 역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점도 주가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23조4673억원으로 전년(영업손실 7조7303억원)과 비교해 흑자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3일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은 66조1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순이익은 19조7969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종전 최고였던 2022년(44조6216억원)보다 21조원 이상 높은 실적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메모리 초호황기였던 2018년(20조8437억원)의 성과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높은 성장률을 보인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고 기업용 SSD도 판매를 지속 확대했다”며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조8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35.8% 늘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8조96억원에 부합했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9조7670억원과 8조65억원이었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3분기에 세운 기존 사상 최대 기록(매출 17조5731억원·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1분기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이익(잠정 6조5000억원)도 훌쩍 뛰어넘는다.
스마트폰, PC 등 전방 산업의 수요 침체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는 등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지만,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고부가 제품 판매를 통한 수익성 위주 전략으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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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에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SK 그룹 전시관에 SK 하이닉스의 세계최초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16단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연합] |
증권업계에서는 5세대 HBM인 HBM3E의 출하량 확대로 SK하이닉스의 4분기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40%를 웃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높은 만큼 과거와 같은 하락 사이클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전방 산업 수요 개선이 추가적으로 악화한다고 해도 출하 조정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을 보유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우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최초로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해 고객에게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HBM3E 16단 제품 개발을 공식화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 HBM3E 16단 제품 샘플을 공급해 인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6세대 HBM인 HBM4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올해도 연간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부가 중심 수요 양극화가 HBM 주도권을 더욱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연간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재차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HBM 수요처가 확산하는 가운데 HBM4 조기 양산 가능성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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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상대편(엔비디아)의 요구가 (HBM을) 더 빨리 개발해달라는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를 조금 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22만원 선을 한때 넘어서면서 연예인 주식 고수로 알려진 전원주 씨가 과거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신이 10년 넘게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던 게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전 씨는 지난 2021년 유튜브 채널 ‘부꾸미’에 출연해 자신이 SK하이닉스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 중인 장기 투자자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재테크 강연을 다녀온 뒤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가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입했던 2010년 초반 SK하이닉스 주가는 2만원 초반대였다. 유튜브에 출연했던 2021년 SK하이닉스 주당 13만원 대였다. 전 씨가 SK하이닉스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 중일 경우 주가가 10배 넘게 오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월 12일 장중 역대 최고가인 24만85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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