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인공지능(AI)의 상용화로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현재의 3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 기업들은 전력 기자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솔루션 분야에서는 새로운 시장 점유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28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미국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른 유망 품목 및 진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는 2030년까지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데이터 센터 수요의 절반 이상(51%)은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2030년에는 미국 내 전체 전력의 8%를 데이터센터로 소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산업은 AI 데이터센터가 주도하고 있다. AI데이터 센터는 AI 모델이 학습하고 예측을 수행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처리하고 계산하는 데 필요한 강력한 컴퓨팅 파워와 대규모 전력 공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북부 버지니아, 댈러스, 시카고,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형성된 미국 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인구 저밀집 지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 주도의 AI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고, 50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오픈AI,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가 함께 미국 내 데이터센터 등 구축에 나설 경우 대규모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코트라는 국내외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삽과 곡괭이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9세기 중반 미국 캘리포니아 골드러쉬 당시 금을 캔 사람은 소수였지만, 금광에서 필요한 삽과 곡괭이를 팔아 성공을 거둔 사람이 많았다는 사례를 접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제품과 인프라가 한국 기업에 ‘삽과 곡괭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트라는 특히 전력 기자재와 ESS 등 전력 솔루션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내 인구 밀집 지역과 가까우면서도 전력망 연결이 가능한 데이터센터 부지가 고갈 상태라는 점도 전력 솔루션 분야가 유망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지을 부지가 부족해졌기 때문에 기존 데이터센터에서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거나 저장할 솔루션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코트라가 인터뷰한 주문형반도체 및 네트워크 장비 기업의 반도체 엔지니어는 “프로세서 분야는 글로벌 기업이 대부분 밸류체인을 커버하고 있어서 한국 기업이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신 커넥터, 구리 선, 광섬유 등 간접 부품에서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