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를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이 누수와 건물 노후화 문제로 시름을 앓고 있다.
루브르박물관 측은 건물 노후화 문제로 프랑스 정부에 전시관 복원과 개조 요청을 위한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파리 일간지 르 파리지앵에 따르면, 로렌스 데 카르스 루브르박물관장은 라치다 다티 프랑스 문화부 장관에게 수백 년 된 이 건물이 심각한 상태에 있다며 누수 현상과 ‘작품 보존을 위협하는 우려스러운 온도 변화’가 있다는 서한를 보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 [로이터] |
12세기 후반 파리에 지어진 루브르 궁전은 수 세기 동안 프랑스 왕실의 공식 거주지였으나 1682년 루이 14세가 베르사유 궁전에 거주하기로 결정하고 루브르를 왕실 수집품 전시 장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루브르박물관은 870만명의 방문객을 맞이했으며, 중국계 미국인인 건축 거장 이오밍 페이(I.M. 페이)가 설계한 피라미드 모양의 서쪽 입구를 통해 들어왔다. 하지만 이 입구는 온실 효과로 인해 여름철에는 지하 접수 공간이 뜨거워져 관람객들이 많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데 카르스 관장은 설명했다.
그는 관람객들의 방문 자체가 “신체적으로 고된 일”이 됐다며, 이는 부족한 안내 표지판으로 인해 작품을 찾기가 어렵고, 방문객들이 쉴 공간이 부족하며, 음식점과 화장실 시설도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루브르박물관은 설계 당시 연간 40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어졌으나 2018년에는 1020만명이 찾을 정도로 과밀화가 심각하다. 2021년 데 카르스 관장이 임명된 후 관람객들의 과밀화를 피하기 위해 하루 3만명으로 인원을 제한했다.
데 카르스 관장의 서한에는 자금 조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프랑스 뉴스 채널 BFM은 박물관 건물 보수에 5억유로(약 7482억2500만원)가 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는 올해 예산안을 의회에서 승인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큰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르 파리지앵은 마크롱 대통령실, 문화부, 루브르박물관 간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몇 달 동안 이 문제를 주의 깊게 지켜봤다”고 밝혔다.
루브르박물관 측은 대대적인 보수 공사 외에도 모나리자를 위한 새로운 전시관 건설과 혼잡을 줄이기 위해 동쪽에 새로운 입구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