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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숨진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다 지난해 9월 숨진 고(故) 오요안나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고인이 동기 1명과 함께 기상캐스터 단체 대화방에서 빠져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명일 MBC 노동조합(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8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요안나가 2022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한 뒤 그가 MBC 기상캐스터 ‘단톡방’에서 빠지게 됐다며 따돌림 피해를 주장했다.
그는 “기상캐스터가 6명인데, 단톡방엔 4명만 있었다. 사실상 두 명을 왕따시키는 단톡방이었다”며 “MBC는 큰 방송국답게 사람을 대하고 고용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언론에 공개된 고인과 가해자로 추정되는 직장 동료의 카카오톡 대화에서도 가해자는 고인에게 “너 뭐 하는 거야?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 할 수 있어?”라며 비아냥거린 것으로 파악됐다.
강 위원장은 또 방송에서 “1년 동안 오씨의 급여명세서에 찍힌 돈이 1600만원”이라면서 오요안나가 생전 최저시급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MBC가 오요안나의 사망 이후 부고 한 줄 내주지 않았다고도 꼬집었다.
아울러 오요안나가 사망 일주일 전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이 사실이 MBC에 보고됐을 것이라며 “과연 기상 파트나 기후환경팀에서 이 사실을 몰랐을까. 몰라서 이 부분을 보도국에 얘기를 안 했다는 걸 그대로 믿어야 하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사측의 직장 내 괴롭힘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오요안나의 동료 기상캐스터가 고인 사망 직후 SNS에 올린 글도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오요안나의 동료인 MBC 기상캐스터 2명은 고인의 장례식장을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A씨는 오요안나고 숨지고 5일이 지난 뒤 자신의 SNS에 “이겨내고, 힘내고, 회복하고, 넘어가지 않아도 그냥 평안해지고 싶은데. 나 착한 것 같고 착하게 사는 것 같은데 전생에 내가 뭘 크게 잘못한 건가. 힘들다고 말할 힘도 없는 요즘”이라고 적었다.
이를 두고 오요안나의 한 지인이 자신의 SNS에 A씨를 겨냥해 “야, 쇼를 해라. 쇼를”이라면서 “그래서 네 아가X 놀려서 우리 언니 죽였니”, “이 정도면 사이코패스 아님?”이라고 저격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MBC는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의혹과 관련해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 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오요안나 유족은 “MBC에 사실관계 요청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조사하고 진정 어린 사과 방송을 하길 바란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와 함께 고인의 동료 직원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