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의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와 라스 플로레스 캐년 로드가 만나는 곳에 13일 폭우로 인해 토사가 밀려내려와 있다. (OnScene.TV)

로스앤젤레스(LA)의 산불 피해 지역을 비롯한 남가주에 13일(현지시간) 폭우가 내려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다.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날 LA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에 폭우가 내리면서 다수의 지역에 돌발 홍수와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다. 

캘리포니아 남부에는 이틀 전부터 약한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다가 이날 오전부터 빗줄기가 굵어져 상당한 강수량의 폭우가 쏟아졌다.

NWS에 따르면 14일 오전 4시까지 3일간 산간 지역인 라카냐다 플린리지에 3.73인치(약 94.7㎜), 이스트 패사데나에  3.32인치 (약 84.3㎜), LA 다운타운에 2.87인치(약 72.9㎜)의 강우량을 각각 기록했다.

이튼산불 지역에는 13일 시간당 1.57인치(약 38㎜)를 퍼붓는 집중 강우가  15분 동안 발생했다.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는 같은 날  시간당 0.94인치(약 23.9㎜)의 집중 폭우가 내렸다.

이에 LA시 당국은 지난달 대형 산불이 휩쓴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맨더빌 캐니언과 선셋, 허스트 지역 내 일부 구역에 14일까지 대피령 또는 대피 준비 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산사태나 지반 침하가 우려되는 지역에는 총길이 1.2마일(약 2㎞)이 넘는 콘크리트 방벽과 6천500여개의 모래주머니를 쌓았다.

캘리포니아 교통국은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PCH)의 차우타우쿠아 블러바드와 카본 비치 테라스 사이 구간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만큼, 특히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은 각별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불필요한 외출이나 운전을 자제하고 당국의 경고를 반드시 따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을 덮친 이번 폭우는 몇 년 전부터 겨울마다 이 지역에 나타나는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 현상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대기의 강은 태평양에서 발원해 미 서부로 이동하는 좁고 긴 형태의 강과 같은 수증기대(帶)를 일컫는 것으로, 많은 양의 비를 수일간 계속해서 내리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