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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대형마트 담배판매 코너의 모습. [뉴시스] |
[헤럴드경제] 정부는 금연 확대와 세수 확보를 목적으로 담뱃값을 지난 2015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렸다. 10년이 지난 지금, 담뱃값을 다시 올린다면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까.
헤럴드경제가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을 대상으로 ‘담배 한갑 4500원이 적당한가’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 379명 중 55.41%인 210명이 ‘담뱃값을 더 올려야 한다’고 했다. 반면 169명(44.59%)은 ‘지금도 비싸다’며 가격 인상을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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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 중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세금 인상, 즉 담뱃값 인상을 꼽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담뱃세(73.8%)는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이 권장하는 담뱃세 비율(75% 이상)에 근접한 수준이다. 하지만 인상한 지 10년이 지나 소비자들이 가격에 적응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담뱃세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흡연자 중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이 매년 줄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질병관리청의 ‘2023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성인 흡연자 중 ‘1개월 이내에 금연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13.1%에 불과해 금연 계획률이 최근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꾸준히 줄어들던 우리나라 성인 흡연율은 2023년 기준 19.6%(남자 32.4%, 여자 6.3%)로 5년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를 포함한 담배제품 사용률은 남성 38.9%, 여성 8.3%까지 올랐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담뱃값이 아직도 너무 싸서 그렇다’, ‘1갑에 1만원에 팔면 흡연율이 확 내려갈 것’, ‘담뱃값을 올린다고 담배 피울 사람이 안 피우겠냐’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온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나라 국민이 주로 소비하는 음식과 담배 가격을 비교하면 짜장면은 담배와 동일한 4500원에서 5760원으로 올랐다. 김치찌개, 냉면, 비빔밥 역시 1000∼2000원가량 올랐다. 편의점 기준 1000원 초반대에 머물던 소주는 1900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담배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정부에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없는 상황이다. 최상목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7월 국회에 출석해 관련 질의에서 “(인상에 대한) 그런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