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 사칭 보이스피싱 차단 시스템
악성 앱 차단 시스템도…7월 시범 운영
지난해 하반기 보이스피싱 2.4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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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한 가운데 금융보안원이 보이스피싱 예방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금융보안원이 보이스피싱 예방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통신사와 협력해 고객센터를 사칭해 돈을 뜯어내는 금융사기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급증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보안원은 최근 ‘모바일 금융사기 예방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은행, 증권·카드사 등 금융사들과 통신사와 협업해 모바일에서 발생하는 금융사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크게 두 개로 나뉜다. 우선 통신사 중 SKT와 협력해 금융사 고객센터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최근 금융사 고객센터와 유사한 번호로 문자 등을 보내는 금융사기 유형이 기승하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한 사업이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통신사에서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일차적으로 보이스피싱을 걸러내고, 보안원이 ‘화이트 리스트’를 만들어 통합적으로 관리, 사전에 차단하려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금융사나 정부 기관을 사칭한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해서도 사전이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오는 7월까지 시스템을 구축해 시범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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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금융보안원이 보이스피싱 예방 체계 구축에 나선 것은 그만큼 관련 범죄행위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신청액은 지난해 9월 249억원에서 12월 610억원으로 2.4배가량 급증했다.
작년 하반기 보이스피싱으로 2억원 이상 고액 피해를 본 사람의 약 80%가 여성이었다. 특히 60대 여성이 과반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경우 강남 3구의 피해액이 서울 전체 피해액의 약 30%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에는 카드 배송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에 속은 고액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발급됐다고 연락한 뒤, 고객센터로 위장한 연락처로 전화하게 유도한다. 그리고 개인정보 유출로 명의가 도용됐다며 보안점검을 위해 앱을 설치토록 해 피해자의 돈을 뜯어내는 방식이다.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에 따르면 ‘카드 배송 사칭’ 신고 건수는 지난해 11월 6619건이었다. 2023년 11월(88건)보다 75배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소비자경보 등급을 ‘주의’에서 ‘경고’로 올리며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검·경, 금융권과 공동 간담회를 열고 보이스피싱 현장 대응능력을 높이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사기관, 금융권과 긴밀히 공조해 신종 수법에 적극 대응하는 등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금융사 영업점 대응 모범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금융권과 적극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