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억달러 사업…25% 관세 영향 계산”
日 철강공급 검토 속 韓투자 요청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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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가 지난해 12월 12일 목요일 알래스카 주노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던리비 주지사는 다음주 한국을 방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알래스카 LNG 사업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진다. [AP] |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업인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투입되는 철강에 대해 관세 면제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주 한국을 방문하는 알래스카 주지사가 LNG 개발 투자를 요청하면서 이 사업에 투입되는 철강에 대해 관세 면제 카드를 내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다음주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와 만나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공유할 예정이다.
던리비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 던리비 주지사는 트럼프 미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로 알려진 인사다. 그는 2018년 첫 주지사 선거에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후 2023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재도전에 나서자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
던리비 주지사는 이번 방한에서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를 요청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다. LNG 개발 사업은 440억달러(약 64조원) 규모로, 이 사업에 필요할 철강은 약 160만톤으로 예상된다.
던리비 주지사는 12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 일간지인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추정된 프로젝트 비용은 약 440억달러며 신규 철강 관세가 적용되면 비용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25% 철강 관세가 프로젝트에 미칠 영향을 모두 계산하고 있다”면서 “관련 팀이 기존의 건설 비용 범위를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던리비 주지사는 “미 백악관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투입되는 철강에 관세를 면제할지에 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일본에서 철강을 공급 받는 방안을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개발업체들과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프로젝트 투자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US스틸과의 합동 공급 여부가 관건”이라고 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에 처음으로 투자 의사를 밝힌 일본으로부터 철강을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사업 참여 의향을 전달했다. 미국은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 투자를 본격 요청할 전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달 12일부터 모든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철강 수출의 13%를 대미 수출로 채웠다. 이는 전체 수출 시장 중 가장 큰 규모로, 이번 관세 부과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면 일본제철 등과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본제철은 US스틸과 지분 투자를 통한 공조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 사업에 참여할 경우 국내 철강·조선·건설 기업들이 LNG 플랜트 건설과 관련 기자재 공급에 참여할 경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러나 이 사업은 역대 정부에서 사업성 등을 분석해 이미 수차례 거절했다. 이를 고려하면 쉽게 참여를 결정하긴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엑손모빌 등 오일 메이저가 참여해 사업이 시작됐지만 북극해 인근이라는 지역 특성에 따른 개발의 어려움과 사업성 문제로 민간 기업들이 빠져나가 오랜 기간 진척이 없었다.
총투자비가 한국 연간 예산의 10%에 육박할 만큼 투자 부담이 상당한 데다, 알래스카의 혹독한 기후 환경을 고려하면 향후 건설·운영 비용이 예상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과제처럼 부각된 사업이어서 현실화할 경우 중요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며 “현재 사업성과 경제성을 신중히 검토하며 미국 측의 구상을 다각도로 확인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