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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지 |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요즘 가장 잘 나가는 연예인은 개그우먼 이수지(40)다. 그에게는 유쾌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개그콘서트 ‘황해’ 코너에서 “니 이래가지고 밥 빌어먹고 살겠니?”라며 보이스피싱 초보를 가르치는 선배인 린자오밍 팀장 역으로 얼굴을 알린 이후, ‘SNL 코리아’ 시리즈에서 핵심 크루로 활약하며 성대모사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올초 쿠팡플레이 시리즈 ‘직장인들’에서는 돌싱 과장 이수지 역으로 신선한 매력을 선보였고,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를 통해서는 ‘백두장군’, ‘슈블리맘’, ‘제이미맘’ 등 다양한 부캐릭터로 뜨거운 화제를 모으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정극 연기에도 도전해 남자 병사들의 군기를 확실히 잡는 박민주 중사를 연기해 호평받은 ‘신병3’ 등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활약으로 지난 5일에는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예능상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하기도 했다. 요즘 인터넷에서 ‘인기짤’로 가장 많이 돌아다니는 동영상이 이수지 관련 콘텐츠다.
26일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이수지는 “학창시절 교과목 선생님을 성대모사해 친구들에게 웃음을 준 게 제 코미디의 시작이었다”면서 “그때부터 개그우먼의 꿈을 꾸게 됐다”고 밝혔다.
이수지의 성대모사 개그는 자신감에 차있다. 거기에 다양한 인간군상을 표현하는 데 적절한 연기력이 뒷받침돼 대중들의 몰입감을 높여주고 있다.
어린 자녀의 교육에 올인하는 대치동맘 ‘제이미맘’을 보면, “뭐뭐 하지 않아요~” “돈 두 댓(Don’t do that) 제이미”만 들어도 웃긴다. 이는 초등학생 사이에도 화제다.
지난해 대치맘 ‘제이미맘’과 여배우 ‘안나’ 캐릭터를 선보이자 한가인과 이청아를 패러디하고 조롱했다는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수지는 “저도 4살 아이가 어린이 집에 다닌다. 특정인을 따라하려고 한 게 아니다. 일상속 공감대가 우선이다. 불편함이나 오해를 줄이기 위해 유튜브 댓글도 하나하나 다 읽어본다. 2회차, 3회차에는 더욱 신경을 쓰고 다듬어진 모습을 보인다. 유튜브의 댓글이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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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먼페이크다큐 자식이 좋다 |
이수지는 “제이미맘 캐릭터는 허구지만 공감대는 있을 것이다. 내가 봐도 교포분의 말투가 있고 약간 영어를 섞어서 말하는 모습이 귀엽더라”고 했다.
이수지의 성대모사 풍자가 때로는 오해를 낳기도 함에도 나름대로 순기능을 수행한다. 한국의 교육열은 가히 ‘월드 탑’ 수준이다. 자녀수는 줄어드는 데도 사교육 시장, 선행학습 시장은 좀체 축소될 줄 모른다. ‘7세 고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이까지 불행하게 만드는 게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이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한국의 아이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들이다. 왜냐하면 한국의 교육은 가장 경쟁적이고, 가장 고통을 주는 교육이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자식을 교육시켜 최고로 키우려는 엄마의 열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게 지나쳐 자기 자식만 최고가 되겠다는 불필요한 경쟁으로 치닫는다.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가 될 수도 있다.
제이미맘 캐릭터가 인기를 끌자 한가인이 두 자녀의 등·하교와 학원 라이딩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한 것 자체가 그 행위에 민망함을 준 것이다. 한가인이 온종일 자녀들을 차로 학원 등에 데려다주는 것은 잘못된 행위도 아니고, 이수지는 그를 저격할 의도를 가진 것도 아니다.
대치동 학원 시장이 학부모의 불안을 부추겨 선행학습 나이를 점점 더 어린 아이까지로 내려가고 있다. 대치동 ‘제이미맘’은 불안하기 때문에 학원이라는 기둥을 잡고 달리고 있는 이 땅의 엄마들에게 살짝 비판의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수지가 ‘대치동 도치맘’으로 변신하며 거의 원맨쇼를 펼치는 ‘휴먼페이크다큐 자식이 좋다’를 보면 “고상한 말투에 과한 손짓, 몽클레르 패딩까지 고증이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수지는 “가장 재밌는 게 코미디다. 다른 재주는 별로 없다”면서 “재미 있으면서 사람 좋은 코미디를 하고싶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