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AFP]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세계적인 금연 추세에도 불구하고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률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이 대기오염 등 환경 요인이 폐암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UC 샌디에이고)와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공동 연구팀은 3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 세계 28개 지역, 비흡연자 871명의 폐종양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과 특정 유전적 돌연변이 간 강한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루드밀 알렉산드로프 UC 샌디에이고 교수는 “비흡연자 폐암이 증가하고 있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이 일반적으로 흡연과 관련된 유형의 DNA 손상과 유사한 돌연변이를 유발한다는 강한 증거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폐암은 주로 흡연자에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체 폐암 환자의 약 25%는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비흡연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성, 그중에서도 아시아계 여성에서 비흡연자 폐암 비율이 높은데, 그 배경으로는 간접흡연, 대기오염 등이 지목돼 왔다.
연구진은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미 등 대기오염 수준이 다양한 28개 지역에 거주하는 비흡연자들의 폐종양 유전체를 분석해, 지역별 초미세먼지(PM2.5) 수준과 종양 내 돌연변이 패턴을 비교했다. 그 결과 대기오염이 심할수록 종양 내 돌연변이 수가 많았고, 특히 암을 직접 유발하는 ‘드라이버 돌연변이(driver mutation)’ 비율도 증가했다.
또한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는 DNA에 특정 발암 요인이 남긴 흔적인 ‘돌연변이 서명(mutational signatures)’이 훨씬 많이 나타났으며, 이 중에는 흡연 관련 서명이 3.9배, 노화 관련 서명이 76%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논문 제1저자인 마르코스 디아스-가이 박사는 “대기오염만의 고유한 돌연변이 시그니처가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대기오염이 체세포 돌연변이를 증가시키는 것은 분명하다”며 “흡연이나 노화와 관련된 기존 시그니처도 함께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간접흡연과 폐종양 내 돌연변이 사이에서는 뚜렷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간접흡연 노출군에서도 돌연변이 수와 텔로미어 길이 감소는 있었지만, 그 영향력은 대기오염보다 훨씬 약한 수준이었다.
이외에도 연구팀은 대만 비흡연자 폐암 사례에서 중국 전통약재 마두령에 포함된 **아리스톨로키아산(aristolochic acid)**과 관련된 독특한 돌연변이 패턴도 확인했다. 이 물질은 기존에 방광암, 신장암 등과의 연관성이 지적돼 온 발암물질이다.
연구진은 이외에도 흡연자에게서는 나타나지 않고 비흡연자 폐암에만 나타나는 새로운 유형의 돌연변이 시그니처도 발견했다고 밝혔지만, 이 돌연변이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불분명해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