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추가 개정시, 기업 투기자본에 무방비 노출”

경제8단체 ‘대국민 호소문’ 발표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개정에 우려
“우리 기업 경영활동 위축될 것”
“주주권익 보호·경영 투명성 노력”


경제계가 정치권의 추가 상법개정에 맞서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여당이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상법을 개정한 데 이어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추가 개정 논의에 속도를 내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며 기업들이 경제위기 극복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지해 달라는 취지다.

경제 8단체(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한국무역협회·코스닥협회)는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현재 우리 경제는 복합 위기를 겪고 있다”며 “산업 경쟁력 약화와 통상 환경 악화로 인한 수출 감소와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대내외 위기가 가속하는 가운데 여당의 추가 입법 드라이브로 경영권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제계는 우려했다.

단체들은 “3일 이사 충실의무 확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에 이어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 ‘더 세진’ 추가 입법 논의가 진행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 개정안은 소액주주 권한 강화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법 개정이 이뤄지면 투기 자본 등 외부 세력에 의한 경영권 공격이 더욱 거세진다는 것이 경제계 주장이다.

경제 8단체는 “추가적인 상법 개정은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권 위협에 우리 기업들을 무방비로 노출할 수 있다”며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악화와 가치 하락을 초래해 결국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경제계는 복합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인력 양성에 매진하겠다”며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앞장서는 것은 물론 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경영 투명성 개선을 위해서도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이 열심히 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상장사 10곳 중 8곳은 2차 상법 개정 시 기업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영향 및 개선 방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의 76.7%는 2차 상법 개정 시 기업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경제단체들은 이달 초 이사의 충실 의무를 일반 주주로 확대한 첫번째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당시에도 입장문을 내고 “경제계는 상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아쉽게 생각한다”며 “자본시장 활성화와 공정한 시장 여건 조성이라는 법 개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사의 소송 방어 수단이 마련되지 못했고, ‘3%룰’ 강화로 투기세력 등의 감사위원 선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 대해선 우려가 크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경영권 보호를 위해 즉각적인 보완을 요청했지만, 이는 반영되지 못한 채 더 강력한 상법 개정 저지에 나서게 된 것이다. 서경원·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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