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 디지털화폐로 지급…6대 시중은행도 참여 긍정적

디지털화폐로 국고보조금 지급, 실험 박차
한은 총재 “투자할 의사 있는 은행과 한다”
한은 타진에 6대 시중은행 “긍정적 검토”


사진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스테이블코인 이미지 사이 한국은행의 이창용(가운데) 총재가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연합·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국고보조금을 디지털화폐로 지급하는 실험을 한국은행과 정부가 적극 추진하면서 시중은행들도 긍정적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말 이후 한은은 시중은행 담당자에게 국고보조금 디지털화폐 지급 실험 참여 의사 등을 타진했고,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번 국고보조금 관련 실험에 대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새롭게 재개될) 2차 프로젝트의 하나의 좋은 예”라며 “이번에는 모든 은행에 오픈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개발을 하겠다고 하고 더 적극적으로 투자도 할 의사가 있는 그런 은행 중심으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진행 예정이었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기반 예금토큰 실거래 2차 테스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급물살을 타면서 시중은행들이 실험 참여에 난색을 보였고 사실상 무산됐다. 한은은 이에 다시 재개되는 실험에는 참여 의지가 뚜렷한 은행들과 테스트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실험) 규모가 1년에 110조원이 넘는 규모이기 때문에 은행들에 인센티브가 있을 것”이라며 “예금토큰은 스테이블코인의 보완재도 되면서 스테이블코인과 경쟁 관계이기도 해 정부의 디지털화폐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테스트는 정부가 국고로 지급하는 현행 보조금이나 ‘바우처(정부가 지급 보증한 쿠폰)’를 디지털화폐로 수급자에게 지급하고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내용이 골자다.

디지털화폐는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사용처와 기한 등을 미리 정할 수 있는 만큼, 보조금의 부정 수급이나 다른 목적의 사용 등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순께 설명회를 열어 참여 의사를 밝힌 은행들에 테스트 일정과 주요 점검 내용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실제 테스트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화폐 실험 재개와 더불어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도 병행하고 있다. 한은은 여전히 ‘은행 중심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고수하고 있지만, 정부·여당의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목소리를 더 키우기 다소 어려운 처지에 놓인 형국이다.

실제로 이 총재는 지난달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앞으로 화폐에 프로그램 기능을 넣기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꼭 필요하지만, 은행부터 도입한 뒤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자리에서 비은행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담보로 국채를 사면 지급된 돈이 예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유동성이 줄지 않고, 안전자산을 담보로 보유하면 ‘코인 런(대량 환매)’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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