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치매환자 예방약값 3배↑…은행잎 주목

임상근거 부족 ‘콜린제제’ 보헙급여 21일부터 삭감으로
유효성 입증 ‘은행잎추출물’ 부상 불구 전문약 대체 한계
순천향대 교수 “치매 원인물질 응집 억제 연구통해 확인”


은행잎추출물 성분의 제제들. SK케미칼 기넥신(왼쪽부터), 유유제약 타나민, 일동제약 써큐록신. [각사 제공]


치매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들이 예방용으로 복용하던 약제의 값이 3배 가까이 오르게 됐다. 제약사들이 법원에 청구한 관련 약값 요양급여 축소중지 건이 기각됐기 때문. 벌써부터 은행잎추출물 의약품이 대체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급여축소의 발단은 뇌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 아세틸엘카르니틴, 옥시라세탐 등 다른 뇌기능 개선제들도 각각 2022년, 2023년 임상재평가에서 탈락했다.

제약사들은 지난달 콜린제제 급여축소 행정소송 항소심 패소 이후 상고를 제기하면서 급여축소를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중단해달라는 취지의 집행정지를 청구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18일 서울고등법원 제10-1행정부는 대웅바이오 외 12인이 청구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약제) 일부개정고시 집행정지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콜린제제의 급여축소가 21일부터 시행된다. 이 약물을 처방받는 환자들의 약값부담은 종전보다 2.7배 상승한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400mg을 기준으로 월 본인부담 약값은 약 1만4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오르게 된다. 연간 16만7000원에서 44만6000원이 되는 셈이다.

콜린제제는 기억력이나 집중력 저하가 있는 이들의 인지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경도인지장애(MCI), 치매초기, 뇌혈관질환 이후 인지저하가 우려되는 환자에게 널리 처방돼왔다. 국내 처방액수는 2022년 5349억원, 2023년 5805억원, 2024년 5672억원 등. 대략 100만명의 환자가 약을 복용할 수 있는 액수로 추산된다.

대체제로 은행잎추출물이 부상하고 있다. 이 약제는 콜린제제의 유효성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한 무렵부터 MCI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은행잎추출물 의약품은 2020년 418억원, 2021년 484억원, 2022년 545억원, 2023년 609억원 2024년 674억원 규모로 연평균 12.7% 성장했다.

은행잎추출물은 혈액순환 개선제로 잘 알려져 있다. 치매 등 인지기능장애 치료에서는 뇌혈류를 개선하고 항산화, 신경세포 보호 등 기전을 통해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수의 임상연구를 통해 초기치매와 MCI, 그 이전 단계인 주관적기억장애까지 넓은 처방근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관련 제약사들 주장이다.

최근 순천향대병원 신경과 양영순 교수의 연구에서도 은행잎추출물은 치매의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의 올리고머화를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정상세포에서도 발생하며, 신경세포의 성장과 회복에 관여한다. 하지만 손상되면 뇌조직에서 뭉쳐 덩어리를 형성하면 독성을 나타내 뇌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 교수는 논문에서 “은행잎추출물과 도네페질 병용 투여 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올리고머화 경향을 수치화한 바이오마커인 ‘MDS-Oaβ’의 수치가 도네페질 단독투여 환자군보다 높은 수치 감소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정상 단백질이 응집해 올리고머 형태가 되고, 이는 플라크를 형성해 뇌신경세포를 손상시킨다. MDS-Oaβ 수치 감소가 올리고머화라는 초기단계부터 질병원인을 관리할 수 있다는 데서 치매초기 치료와 관리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전문의약품인 콜린제제를 일반의약품인 은행잎추출물 제제가 대체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아직 치매 적응증이 등재되지 않아 일부 용량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비급여로 처방된다.

그럼에도 MCI 환자용 약물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근거를 확보한 의약품이 콜린제제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잎추출물의 경우 다른 경도인지장애 치료제와 달리 임상적 근거가 풍부하고, 지속적인 연구결과가 도출되고 있긴 하다. MCI 환자용 약물은 여전히 필요해 성장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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