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가품이라던데…명동거리에 ‘마리떼’ 매장만 2곳, 무슨 일? [세모금]

법원 상표 전용사용권 침해 가처분 인정에도
일부, 버젓이 가품 판매…레이어 “법적 대응”


지난 21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두 매장이 장사를 하고 있다. 박연수 기자


[헤럴드경제=박연수·강승연 기자] 서울 중구 명동에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매장 2곳이 문을 열었다. 거리는 걸어서 2분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격은 달랐다. 외국인들은 저렴한 매장을 찾았다. 철 지난 제품을 판매하는 할인점으로 보이지만, 이는 가품을 판매하는 불법 매장이었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상표권 분쟁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마리떼 독점 라이선스를 보유한 패션기업 레이어는 최근 일부 유통업체를 상대로 ‘상표 전용사용권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마리떼 상표를 붙여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지 말라는 취지였다.

레이어는 지난 3월, C사에 상표 전용사용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이후 7월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았다. 지난달 C사가 제기한 이의신청도 기각됐다. 이에 따라 레이어를 제외한 업체는 마리떼 상표가 표시된 제품의 생산·유통·판매 등을 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여전히 C사가 생산한 가품을 판매했다. 한 업체는 지난 18일 강남역 인근에 신규 매장을 열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개점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레이어는 다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레이어 관계자는 “(회사가)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통업체가 재고떨이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 중”이라며 “C사를 상대로 본안 소송이 추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본안 소송은 당사자 간의 권리 의무 관계를 확정하는 재판이다.

지난 21일 C사가 생산한 마리떼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사람들이 상품을 보고 있다. 박연수 기자


지난 22일 C사의 마리떼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돌연 영업을 중단한 모습. 박연수 기자


레이어 측 변호인은 “상표권 선출원주의에 따라 레이어 외 업체는 마리떼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면서 “결정문에 위반 행위에 대한 벌금도 명시돼 위반 업체는 1일당 3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출원주의는 동일 또는 유사한 발명·상표·디자인에 대해 먼저 출원한 자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원칙이다.

명동에서 마리떼 의류를 팔던 매장 중 1곳도 C사가 생산한 제품을 판매했다. 의류의 완성도를 떠나 브랜드 로고만 보면 차이가 없어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실제 반팔티, 니트, 모자, 양말 등 카테고리도 다양했다. ‘전 품목 50% 할인’이라는 문구 역시 소비자를 현혹하기에 충분했다. 가품 매장은 지도 앱(애플리케이션)에서 검색이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탔는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하지만 22일 다시 찾은 가품 매장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판매 제품은 모두 매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내부는 텅텅 비었다. 별도 안내문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주변 상인들은 “경찰 단속으로 급히 문을 닫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레이어가 운영하는 마리떼 FSS 명동점은 매장 초입에 ‘마리떼 공식 정품 인증 방법’ 안내문을 배치했다. 의류 택에 새겨진 QR코드를 찍어 정품을 인증하는 방식이다. 매장 관계자는 “가품 매장과 혼동하는 고객이 찾아오기도 한다”면서 “정품 인증 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송봉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C사 외에 3자가 C사의 물품을 판매하는 행위도 불법”이라며 “법의 허점을 이용해 장사하는 악의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마리떼 FSS 명동점에 공식 정품 인증 방법 안내문이 설치됐다.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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