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가치’ 발란, 인수가는 22억원

20일 AAK 인수 회생안 관계인집회
변제율 4.77%, 채권단 동의 ‘미지수’
발란 재영업 준비…“제2의 티몬될까”


한 때 기업가치가 3000억원대로 평가되던 명품 거래 플랫폼 발란이 기업회생과정을 거치며 인수가격이 2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사진은 발란 광고 일부 [발란 제공]


명품 거래 플랫폼 발란의 M&A(기업인수) 향방이 11월 결정된다. 발란의 인수가가 20억원대로 결정되면서 일각에서는 기업회생안의 부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20일 회생계획안 심리 및 의결을 위한 관계인집회를 연다. 앞서 발란은 서울 기반의 부티크 패밀리오피스 투자사 ‘아시아 어드바이저스 코리아(AAK)‘를 인수 예정자로 선정했다.

발란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인수가격은 22억원이다. 2015년 설립된 발란은 한때 300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국내 대표 명품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기업회생 과정을 거치며 가치는 쪼그라들었다. 변제율은 4.77%로 전망된다.

새 주인이 나타났지만, 실제 인수는 미지수다. 발란의 채권자는 1320명에 이른다. 변제율이 낮아진 상황에서 이들의 동의를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회생계획안 심리 및 의결을 위한 관계인 집회에서는 상거래 채권 회생채권자들의 동의가 3분의 2 이상이어야 통과된다. 발란은 6월 회생채권에 대한 평균 변제율로 5.73%를 제안했다. 입점 판매업체(상거래채권자)의 변제율은 이보다 낮은 4.98%를 제시했는데, 이보다 조금 더 낮아졌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처럼 법원이 강제인가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발란 측도 여기에 방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티몬은 서울회생법원에 0.76%의 변제율을 포함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티몬 채권단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서울회생법원이 강제 인가를 결정하며 오아시스가 티몬의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발란 관계자는 “발란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기업회생안을) 처리하고 영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란은 AAK에 인수된 이후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월 말 입점업체 미정산 사태 이후 기습 기업회생을 신청하며 7개월째 영업은 중단된 상태다. 회생신청 한 달 전인 2월에는 실리콘투를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하지만 영업흑자 등 지급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분 지급되며 유동성 위기를 가속했다.

발란은 2023년 기준 자본총계로 마이너스 77억원을 기록하는 등 자본잠식 상태였다. 최근에는 본점 소재지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공유오피스에서 종로구 동숭동 혜화역 인근의 한 빌딩으로 옮기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영업을 재개하더라도 과제는 남는다. 최형록 대표이사의 경찰 수사가 먼저다. 발란 창업자인 최 대표는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7월에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발란 본사와 최 대표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단순 횡령 사건으로 신고됐지만, 수사 결과 확대 수사가 필요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인수전 끝에 오아시스 품에 안긴 티몬이 영업 재개에 실패한 점도 발란 입장에서는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앞서 티몬은 8월 영업 정상화를 알렸지만, 입점 셀러와 채권단의 반발로 무기한 연기됐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명품 플랫폼 시장이 침체돼 발란이 영업을 다시 시작하더라도 기존의 영향력을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입점셀러를 설득하는 과정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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