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30년 …지방정부, 중앙정부와 대등한 지위 인정받게 될까?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성남시장 출신 이재명 대통령 최근 국무회의서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명명…그러나 인사권 재정권 확보돼야 제대로된 지방자치 가능…성동구청 사무관 대통령실 파견 작은 변화 주목


서울광장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명명하면서 지방자치의 새로운 전기가 열릴지 주목된다.

기초자치단체인 성남시장 출신으로 지방행정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지방자치단체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정치적·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지방정부’로 명명, 단순한 표현 이상의 변화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방정부가 지역 문제의 주체로서 보다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방정부’라는 표현은 헌법상 명칭인 ‘지방자치단체’를 넘어, 중앙정부와 대등한 주체로 인정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는 지방이 중앙의 하부기관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선택에 의해 구성된 자율적 정부임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지방정부’ 표현이 논의된 바 있으나, 당시에는 법적 근거와 재정 분권 논란으로 확산되지 못했다.

권한은 여전히 ‘8대2’… 인사·재정 자율성은 요원

그러나 명칭 변화만으로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 비율은 여전히 ‘8대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체 세입 중 지방세 비중은 45%에 못 미치고, 교부세·보조금 등 중앙의 재정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인사권 역시 행정안전부나 중앙부처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어, 지방정부의 독자적 정책 추진에는 한계가 있다.

지방자치 전문가들은 “지방정부가 정책을 설계해도 재정과 인사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실질적 자치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3대 과제

1)재정분권 강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최소한 6대4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지방소득세, 지방소비세 비중을 확대해 자체 재원을 늘리고, 교부세의 자율 사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이 필요하다.

2)인사·조직 자율권 보장

지방정부가 정책 목표에 맞는 조직 개편과 인사 배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중앙의 승인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특히 교육·복지·환경 분야에서 지방의 정책 자율성을 높이는 법 개정이 요구된다.

3)지방의회 역량 강화

자치입법권 확대와 함께 예산 심의권, 감사권을 실질화해 지방의회가 행정 감시와 정책 생산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정치적 견제보다는 협력과 발전 중심의 ‘지방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최호정 전국광역의회 회장(앞줄 세번째)와 우원식 국회의장 등 지방의회 라운드테이블


최호정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9월 24일 국회-지방의회 라운드테이블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지방재정 강화와 지방의회법 제정을 논의했다.

국회-지방의회 라운드테이블은 국회가 이틀간 진행하는 ‘2025 국회 입법박람회’ 프로그램으로, 이날 최호정 의장을 비롯해 전국 시ㆍ도의회 의장과 부의장 12명이 참석해 현안을 공유하고 국회와 지방의회의 협력을 모색했다.

최호정 의장은 “30년 전 지방자치가 본격 실시된 1995년에 지방정부 세입 중 66%, 즉 3분의 2가 지방세 등 자체 수입이었는데, 지금은 자체수입이 37%, 3분의 1 수준으로 나머지 3분의 2는 중앙정부가 주는 교부세와 보조금 그리고 지방채 등 빚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재정 측면에서 지방자치는 30년 간 후퇴했다. 지방정부가 주민의 복리 증진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주민에 의한 자주적 존재가 아니라 중앙정부의 하청기관으로 전락해 가는 실정”이라고 지방자치가 처한 현실을 전했다.

이어 최 의장은 “현재 지방소비세율 조정, 지방소득세 개편 등 국민의 세금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며국회의 입법적인 결단을 요청했다.

“진짜 자치는 ‘자율+책임’이 전제돼야”

한 지방행정학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방정부’ 명명은 상징적으로 매우 의미 있지만, 진짜 자치는 재정 자율성과 정책 책임이 함께 갈 때만 가능하다”며 “지방정부가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그 결과에 대해 주민에게 책임지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정부 시대를 연 이 대통령의 선언이 단순한 수사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법·제도·재정 전반에서 실질적 분권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지방자치제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민주당내 기초자치단제장 출신으로 국회의원이 된 김성환 기후부 장관(재선 노원구청장), 김영배 의원(재선 성북구청장), 이해식 의원(3선 강동구청장), 김우영 의원(재선 은평구청장)과 민형배 의원(재선 광주 광산구청장), 황명선 의원(3선 논산시장) 등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성동구청 양 모 사무관이 올 6월 대통령실에 파견돼 주목된다. 종전에는 서울시 등 광역자치단체에서나 대통령실에 파견갈 수있었는데 이번엔 구청 소속 공무원이 파견갔기 때문이다.

서울 자치구 간부는 “시장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니, 구청 사무관도 대통령실에 파견가는 것을 보면 약간의 변화는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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