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돈 준다…中 지방정부들 잇따라 ‘보조금’ 지급

저장성, 20만원 ‘결혼소비쿠폰’
1000만원 넘게 지원하는 지역도
中 청년층, 인구 감소와 내수 부진, 실업 등으로 결혼 기피

중국 베이징에서 웨딩촬영하는 커플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 지방정부들이 신혼부부에게 현금이나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인구 감소와 내수 부진을 동시에 겪는 탓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청년층이 많아진 여파다.

18일 중국 저장일보와 경제일보, 후베이일보 등에 따르면 저장성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결혼 소비 쿠폰’을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닝보시는 올해 10월 28일부터 12월 31일까지 닝보시에서 처음 혼인신고를 하는 신혼부부에게 1000위안(약 20만원) 상당의 소비쿠폰을 한시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결혼식, 웨딩촬영, 관광 등 결혼 관련 업체에서 500위안 이상 구매 시 125위안씩 할인해주는 쿠폰을 신혼부부 한 쌍당 모두 8장을 지급해 총 1000위안을 지원한다.

항저우시도 8월 28일부터 12월 31일까지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게 1000위안 상당의 소비쿠폰을 주고 있다. 닝보시와 비슷하게 관내 결혼 관련 업체에서 ‘2000위안 이상 구매시 100위안 할인’ 소비쿠폰 10장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사오싱시 커차오구와 진화시 푸장현 등 저장성 내 다른 지역도 9월∼10월 사이에 결혼 소비쿠폰 발급을 시작했다.

결혼하면 현금을 주는 지역도 여럿 있다.

산시성 뤼량시는 올해 1월 1일 이후 시에서 혼인신고를 하는 초혼 부부 가운데 여성이 35세 이하인 경우 현금 1500위안(약 30만원)을 준다. 이 보조금은 혼인신고 창구에서 봉투에 담아 현장 지급된다.

후베이성 톈먼시는 올해 3월 1일부터 신혼부부의 주택 구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만위안(1240만원)의 주택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광저우시 바이윈구 난링춘은 초혼인 신혼부부 모두가 난링춘 호적을 가지고 있을 경우 최대 8만위안(1650만원)을 준다. 출산하면 최대 12만위안(2470만원)을 더 지급해 총 20만위안(4120만원)까지 지원한다. 이는 현재 중국 지방정부의 결혼·출산 관련 보조금 가운데 최고액에 해당한다고 경제일보는 전했다.

인구학계에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혼부터 출산, 양육, 교육 관련 정책을 연계해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톈먼의 경우 신혼부부 대상 주택 보조금 외에도 청년들을 위한 공공 중매 서비스 제공, 자녀 출산 시 6∼8개월 출산휴가 부여, 두자녀 가정에 6만위안·세자녀 가정에 12만위안 주택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지원 정책으로 지난해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지난 2023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한 남성이 만리장성을 방문하는 광고판 앞에서 아기를 안고 있다. [게티이미지]


중국에서는 경제 둔화 속에 높은 양육·교육비 부담과 청년실업 등으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추세가 심해지면서 중앙과 지역 당국이 각종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출산율은 지난 3년간 인구 유지에 필요한 출산율인 ‘2.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국의 연간 출생아 수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천만명을 밑돌면서 전체 인구 역시 3년 내리 감소했다.

중국의 지난해 혼인신고 건수는 610만6000건으로 전년보다 20% 넘게 감소했다. 이는 1980년 혼인법 개정으로 관련 통계 집계가 확립된 이후 44년 만에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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