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연루’ 서머스 공분 확산…하버드 동료 “구역질 나”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이 2024년 4월 17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세계경제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미성년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불륜 상담을 한 사실이 드러난 로런스 서머스(70) 하버드대 교수에 대한 비판이 학내에서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불거진 뒤 서머스 교수는 공적 활동을 중단하고 하버드대 강의까지 중단했지만, 동료·학생들의 공분은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21일(현지시각) 하버드대 교지 하버드크림슨에 따르면 이 대학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 제프리 리브먼 교수는 서머스 교수의 행동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리브먼 교수는 이번 학기 서머스 교수와 함께 ‘미국 경제 정책’ 강의를 함께 진행해왔다.

그는 전날 수업에서 서머스 교수와 엡스타인의 교류에 대해 분노했고 구역질 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또 다른 수업에서는 서머스 교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교수가 학생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케네디스쿨에서 서머스 교수와 ‘세계화의 정치경제학’ 수업을 함께 가르치던 로버트 로런스 교수는 그의 강의 중단 소식을 전한 뒤 “우리는 그의 통찰력과 지혜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한 학생이 “아니요, 우린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소리쳤고, 이에 강의실에선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다만 다른 한 학생은 “네, 우리는 그럴 것”이라고 조용히 말했다고 강의실에 있던 학생들이 전했다.

미국 재무장관과 하버드대 총장 등을 지낸 서머스 교수는 지난주 미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들이 공개한 엡스타인의 생전 이메일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엡스타인이 체포되기 전인 2019년 3월까지 최소 7년간 엡스타인과 이메일을 주고받았는데, 특히 결혼생활 중 다른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엡스타인에게 조언을 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메일이 공개된 후 그는 “제 행동에 깊은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며 공적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비판이 계속되자 지난 19일 논란에 대한 대학 측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강의를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추가로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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