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깜깜이 판촉비 공제’ 차단…“세부 내용 사전통지해야”

대금지급 최소 1영업일 전 통지, 불투명 관행 차단
납품업체에 ‘자료 보완요청권’ 부여해 권익 보호
편의점 이어 대형마트·면세점·온라인몰 개정 확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앞으로 대형마트·면세점·온라인쇼핑몰 등 주요 유통업체가 납품 대금에서 판매장려금이나 판촉비를 공제할 경우 최소 1영업일 전에 세부 명세를 미리 통지해야 한다. 유통업계에 고질적으로 자리 잡았던 ‘깜깜이 공제’ 관행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이 같은 내용으로 유통 분야 표준거래계약서 3종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표준계약서에도 사전통지 조항이 있었지만, 통지해야 할 항목·시기·양식이 명확하지 않아 대금 지급 당일에 통보되거나 불충분한 정보만 제공되는 사례가 반복됐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서울 소재 한 백화점 본점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연합]


이에 공정위는 공제 내역별 사전통지의 내용과 시기를 구체화한 통지 양식을 새로 마련했다. 개정된 양식에는 공제 항목과 공제금액을 비롯해 관련 상품명, 점포 수, 행사 판매 수량 등 납품업자가 공제 사유를 명확히 확인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업태별 특성에 맞춰 포함되도록 했다.

사전통지의 시점도 명확해졌다. 대금 지급일 최소 1영업일 전 통지를 원칙으로 하고, 구체적 시점은 유통업체와 납품업자가 사전에 합의하도록 규정했다. 통지된 내용이 충분하지 않을 때는 납품업자가 증빙서류와 계산 기준 등 추가 자료를 요구할 수 있도록 보완요청권도 새로 부여됐다.

아울러 유통업체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공제 명세를 정보통신망에 게시하면 통지로 인정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공정위가 실시한 서면 실태조사에 따르면 직매입 거래 분야에서 판매장려금 부당 수취 경험률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는 2022년 1.2%에서 지난해 1.8%로, 온라인쇼핑몰은 2.0%에서 6.8%로 각각 뛰었다. 편의점도 2.2%에서 5.0%로 늘었다. 특히 납품업자들은 대금에서 어떤 항목이 얼마만큼 공제되는지 명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해 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지난해 편의점 분야 직매입 표준계약서를 먼저 손질한 데 이어 이번에는 개정 대상을 대형마트·면세점·온라인쇼핑몰로 확대했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으로 대형유통업체의 ‘깜깜이 대금 공제’ 관행이 실질적으로 차단되고, 거래 과정의 투명성이 크게 높아지는 동시에 납품업체의 대금 관련 권익 보호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개정된 표준계약서가 현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업계를 대상으로 한 홍보를 확대하고, 유통 환경 변화와 시장 요구를 반영해 표준계약서 내용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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