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풍수지리로 본 한국의 명승지 탐방

강릉 선교장, 호암산 호압사, 안동 하회마을 등 풍수적 관점으로 입지 분석



[헤럴드경제=박준환 기자]조민관 박사(동양철학·동명대 강사)가 ‘풍수지리로 본 한국의 명승지 탐방’(도서출판 프로방스)을 펴냈다.

책에서 조 박사는 전국의 명승지 8곳을 풍수의 기본 원리인 산(山)과 물(水)의 흐름을 샅샅이 살피고 훑어본 뒤 도해(圖解)를 곁들여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즉 ①관동의 명문가 ‘강릉 선교장’ ②종가의 향기 ‘양동마을 서백당과 향단’ ③독립운동의 상징 ‘안동 임청각’ ④만대루에 취하는 ‘병산서원’ ⑤자옥산이 날아드는 ‘경주 옥산서원’ ⑥경복궁의 비보사찰 ‘호암산 호압사’ ⑦청도의 마을풍수 ‘주구산 떡절’ ⑧산태극 수태극의 ‘안동 하회마을’, 이렇게 여덟곳의 명승지가 왜 그 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지를 풍수적 관점에서 분석해 놨다.

또한 풍수학적 관점에서 뿐만아니라 여기에 신화(神話), 전설(傳說) 민담(民談)같은 설화(說話)와 역사적 사실을 양념처럼 함께 버무려 놓음으로써 읽는 재미를 더욱 쏠쏠하게 하고 있다.

그러면서 진입로를 시멘트로 포장하거나 농수로 개설 등으로 ‘산줄기를 타고 흐르는 땅의 기운·맥을 끊는다’는 이른바 단맥(斷脈)이 진행된 일부 명승지의 경우엔 원상복구를 호소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풍수지리’란 지형이나 방위를 인간의 길흉화복과 연결시켜 죽은 사람을 묻거나 집을 짓는 데 알맞은 장소를 구하는 이론으로, ‘산은 인물을 주관하고 물은 재물을 주관한다(山管人丁 水管財物)’고 보고 있다. 또 ‘산의 기운은 물을 만나면 멈춘다(界水則止)’고 해석하고 있다.

조 박사는 문화유산에는 시대적 배경과 당시 삶을 영위한 사람들의 숨결이 녹아있기 때문에 이를 본질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설계자의 관점으로 살피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 사회는 풍수는 미신이고 시대착오적인 잡술(雜術)이라고 보는 왜곡된 인식이 팽배해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지만 여하튼 우리 전통문화유산은 풍수에 기반해 집을 짓고 향교나 서원을 건립하고 사찰을 세우고 궁궐터를 잡았다는 사실은 부인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풍수사상의 핵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氣)와 관련된 동기감응(同氣感應)이며 증거의 부재(不在)가 곧 부재의 증거는 아니다고 항변한다.

조 박사는 과학과 이성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풍수는 학문의 변방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고 있지만 풍수계의 말석(末席)에 한쪽 발을 들여놓은 풍수학인의 한 사람으로서 풍수가 동양학의 한 분과로 그 위상을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풍수의 풍(風)자도 몰랐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엔 반풍수가 됐다’는 서평(書評)이 있따르는 가운데 후속 출판을 위해 명승지 답사를 이어가고 있는 조 박사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학·석사를 거쳐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에서 동양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 서울 상현중, 구암중, 신림중, 봉원중에서 교사로 봉직(奉職)하며 후학양성에도 힘썼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