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작품 출간 후 소회 밝혀
25세 아들 사고로 잃고 1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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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야 마리 아이트 작가가 2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 CBD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민음사 제공] |
“아들이 죽은 지 9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쓰기 시작했다. 아직 날것의 슬픔, 충격, 비통함 속에 일상이 살아지지 않는 상태에서 쓴 책이다.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시기지만 비슷한 상황을 겪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찾는 게 중요했다.”
‘작은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림원 북유럽상과 덴마크 한림원 대상 등을 수상한 덴마크 작가 나야 마리 아이트(61)는 2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 CBD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말 한국에 출간된 ‘죽음이 너에게서 무언가를 앗아갔다면’(민음사)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나야 마리 아이트는 2015년, 25세이던 아들 칼 에밀을 비극적인 사고로 잃었다. 이번 책은 아들의 죽음 이후 1년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2017년 출간된 책의 원제는 ‘죽음이 너에게서 무언가를 앗아갔다면 그것을 돌려주렴.-칼의 책(Har døden taget noget fra dig s giv det tilbage. -Carls bog)’으로, 시인 겸 소설가인 작가가 2008년 쓴 시의 첫 줄에서 따온 제목이다. 작가는 너무 큰 충격과 고통으로 한동안 말과 글을 잃어버렸다. “희망과 미래를 잃어버린 것 같았다”는 그는 6개월 정도 지나 처음으로 단어 하나를 적고, 9개월 정도 지나 조각난 단어들을 모았다.
작품의 초반은 파편화된 문장들이 나타나다가 후반으로 가면서 문장이 점점 길어지는 것도 이러한 심리적 상태를 반영한 결과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기록으로 옮기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어머니이자 작가인 그는 문학으로 자신과 독자를 회복시키고자 했다. “아들이 죽고 나서 문학에서 해답을 찾으려 했다. 닥치는 대로 읽었다”며 “힘든 상황을 지나갈 때 문학으로 나 자신을 보살필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나 혼자가 아니다, 누군가는 나와 똑같은 상황 있다고 알려주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지난해 발표한 ‘어두움의 연습’은 폭력과 학대로 트라우마를 겪으며 살아가는 57세 여성의 이야기다. 소설을 쓴 계기에 대해 “대부분의 여성이 살아가면서 어떤 식으로든 한 번은 폭력을 경험한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 3명 중 1명이 공격이나 성폭력을 당하고, 10분마다 1명씩 현재 또는 과거 파트너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며 “여성이 인구의 반인데 많은 사람이 겪는 경험에 관해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 작가는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처음 칼이 죽었을 때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는데 10년이 지나면서 애통함의 물결이 조금씩 낮아지더라”며 “인간은 비통함을 이겨내도록 만들어진 존재”라며 위로를 건넸다. 김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