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반도체 특례 신설…SK하이닉스 등 투자 부담 절반 줄어
지주사 금융리스 허용·경제형벌 합리화도 병행…지역 ‘성장 5종 세트’ 지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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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부처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반도체 등 첨단 전략산업의 대규모 투자를 가로막아온 지주회사 규제를 손질한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국내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는 현행 규정을 ‘50% 이상’만 확보하면 되도록 완화해, 기업들이 자금 조달과 투자 구조를 보다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며 이 같은 첨단산업 투자 규제 완화 방안을 공개했다. 기재부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첨단 전략산업 관련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증손회사 지분 100% 보유 규정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과도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는 3단계(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까지만 인정되며, 4단계 지배(증손회사)에는 100% 지분 보유라는 가장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 왔다.
하지만 반도체처럼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가 반복되는 산업 특성상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신설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자본 확보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재부가 이번 규제 개선을 통해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적 제약을 제거하겠다”고 나선 이유다.
규제가 완화되면 SK하이닉스 등 손자회사가 새로운 증손회사를 설립할 때 필요한 최소 자본금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활용한 투자 유치나 시설 임차 등도 훨씬 용이해진다.
다만 정부는 규제 완화가 금산분리(금융·산업자본 분리 원칙)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산분리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 자금 조달 경로를 넓히는 취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새 규정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반도체 특례 형태로 반영해 추진된다. 지방투자 촉진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승인을 연계 요건으로 두는 등 견제 장치도 병행한다.
정부는 첨단 기업의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장기 임대 기반의 자금 조달 지원도 강화한다. 첨단 산업 분야 지주회사가 금융리스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필요 최소한 범위에서 지주회사의 금융 기능을 확대하는 조치다.
또 기재부는 기업 규제 체계도 ‘합리화’한다. 경미한 의무 위반 행위는 과태료 중심으로 전환해 기업 부담을 줄이는 한편, 실제 위법행위는 금전적 책임을 강화해 억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 형벌 체계를 재정비한다.
지역균형발전 전략도 병행된다. 정부는 초광역권별 전략산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혁신·금융·인재·재정을 통합한 ‘성장 5종 세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규제 특례를 설계하면 정부가 패키지로 뒷받침하는 제도는 내년 상반기 중 마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