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6세 이상 확인·안전교육 의무화
국회 관련법 논의…추가 안전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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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킥보드 없는 거리(낮 12시∼오후 11시)로 시범 운영 중인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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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가 일상적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고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무면허로 전동킥보드를 모는 청소년이 낸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를 규제할 제도와 단속 체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국회에서는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 수단(PM)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이른바 ‘PM법’ 통과가 임박했으나 현장에서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무면허 전동킥보드 사고 “심각 수준”=지난 10월 18일 인천 연수구에서는 무면허 중학생 2명이 함께 탄 전동킥보드에 30대 여성이 치여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당 여성은 함께 걷던 어린 딸을 보호하려다 대신 킥보드와 충돌하며 바닥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힌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엿새 만에 의식을 되찾았으나 현재는 기억상실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사고 발생 이후 전동킥보드를 운전한 중학생 1명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및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등 혐의로 피의자 입건했다. 함께 탔던 학생 1명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고 한다. 이들은 만 14세 이상으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하지만 미성년자인 동시에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은 탓에 피해자 측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 외에는 실질적인 보상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동킥보드 등 PM에 따른 교통사고는 ▷2020년 897건 ▷2021년 1735건 ▷2022년 2386건 ▷2023년 2389건 ▷2024년 2232건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고 건수에 비례해 연평균 부상자는 2000명 이상 발생했고 사망자도 20명 안팎을 기록했다.
사고 건수와 마찬가지로 무면허 PM 운전 단속 건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2021년 7164건에서 지난해 3만5382건으로 3년 사이 5배가량 늘었다. 특히 2022년부터는 줄곧 전체 단속 건수의 절반 이상이 19세 이하 청소년이 차지했다. 무면허 운전과 2인 이상 탑승, 인도 주행 등 법규 위반 사례도 이 연령대에서 빈번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도로교통법상 PM은 원동기 면허나 자동차 면허를 소지한 16세 이상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면허가 없어도 청소년들이 부모나 형제의 신분증을 활용해 대여 앱에서 회원가입을 한 뒤 별도 운전면허 인증 절차 없이도 전동킥보드를 손쉽게 대여할 수 있다. 일부 운전면허 확인 절차가 있어도 ‘다음에 인증하기’ 등으로 회피할 수 있는 까닭에 실제 신분증이나 운전면허가 없어도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해당 중학생들에게 전동킥보드를 대여한 업체와 책임자 A씨를 무면허 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대여업체 관련자에게 방조 혐의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앞서 경찰청은 사건 직후 면허 확인 의무를 소홀히 한 업체를 대상으로 방조 혐의를 적극 적용해 청소년 무면허 운전을 막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최근 A씨를 한차례 불러 전동킥보드 대여 과정에서 면허 확인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위 등을 조사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면허 방조범의 경우 즉결심판에 따라 법원에서 2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 데 그쳐 관련 사고를 줄이는 근본책이 될 순 없다고 지적한다.
▶국회 국토교통위 통과한 PM법…사고 줄일까=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7일 오전 전동킥보드 등 PM을 이용할 때 만16세 이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안전교육을 이수하도록 의무화하는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의결했다.
법안에는 특히 PM의 최고 속도를 현행 도로교통법에서 규정한 시속 25㎞에서 시속 20㎞로 낮추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현재 자유업으로 운영되고 있는 전동킥보드 대여사업을 지자체에 등록하도록 전환해 사업자 관리와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도 함께 반영됐다.
국회에서는 총 12개의 PM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국토교통부는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각 제정안 내용 중 공통되는 부분 등을 종합해 대안을 마련했고, 최근 국회 교통법안심사소위에서 심의가 이뤄졌다. 심의 과정에서는 차량 교통사고의 경우 시속 60㎞와 50㎞의 단 10㎞ 차이만으로도 사망 사고가 90% 이상 감소한다는 점 등이 거론되며 전동킥보드 속도 제한을 20㎞까지 하향하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사고 실무’를 발간한 이정수 중앙N남부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전 서울중앙지검장)는 “PM 대여업체 등록제와 본인확인 의무 강화 등의 내용도 경각심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행법상 금지된 전동킥보드의 인도 주행을 제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도 주행과 2인 이상 탑승이 여전히 빈번한 현실에서 이번 법안이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한국퍼스널모빌리티산업협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협회와의 충분한 조율 없이 법안이 논의된 점은 아쉽다”며 “전동킥보드는 차량 공유 서비스처럼 비대면으로 대여·반납되는 구조인 만큼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일정한 교육을 이수한 뒤 수료증을 부여하는 방식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동킥보드를 타고 보행자가 다니는 인도로 올라오는 청소년이 많아 현행 도로교통법 규정이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사고가 주로 인도에서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최고속도를 현행보다 더 낮춰 최소 시속 17㎞ 수준까지 제한하는 등 추가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용경 기자





